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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나씨 Oct 21. 2020

상담자의 이해심은 어디까지?

H성인상담2기_다문화상담_과제 6주차

오호라 상담공부를 한 것이 효과가 있는 것일까?


어제 저녁을 먹으며 퇴근하자마자 켜둔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가 귀에 박혔다. 어린아이를 학대하다 못해 죽음에 까지 이르게 한 부모 이야기. 같이 밥을 먹던 이에게 말했다. 저건 재판을 받으러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동물도 저렇게 하지 않는데 인간이면서 어쩌면 저렇게 행동을 할 수가 있느냐며, 아무런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거 아니냐며, 나쁜사람이 아니라 아픈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뉴스가 흘러나왔다. 본인이 출산한 아이를 판다며 당근마켓에 올렸다는 어린 엄마의 이야기. 이전의 나라면 뭐 저런 경우가 다 있냐고 욕을 한껏 해주고(특히 모녀를 버리고 간 x같은 남자에 대해서는 더 큰 강도로) 1초 뒤에 까먹었겠지만, 앞의 경우와 같은 생각을 했다. 저 엄마 역시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을 것이 아니라 상담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냐고. 


그러면서 마음한켠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저들이 내게 와서 상담을 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상당히 어려운 시간이 될 것 같은데 나는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과연?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미혼모 시설에서 근무하는 어떤 여성분의 인터뷰가 흘러나온다. 그녀는 앞의 미혼모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신뢰관계가 아주아주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아니 더 과장해서 말하면 그냥 그 분 참 직업한번 잘 선택했구나, 천직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 그녀에게서는 가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미혼모가 그녀에게 참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리고 현재 내가 공부중인 과목은 다문화상담이니 여기에 접목시켜보면, 나는 상당히 이해가 가지 않는, 다시 생각해봐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예를 들면 인육을 먹는* 그들의 문화에 대해 내게 이해를 구하는 내담자가 찾아왔다면 어떻게 하실건지?아니 적어도 이야기해봤자 이해를 못할 것이라 예상하고 억지로 오긴 왔지만 시간은 때워야 해서 침묵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사실  이것도 어제 뉴스에서 들었던 이야기임. 어떤 ㅇㅇ부 공무원이 언어폭력이 심했던 것은 물론, 인육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부하직원들에게 했다는-_-.. 결과는 가벼운 징계요..


이론적으로 우리는 여러가지를 접한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가지를 해야하고,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개인주의 성향의 내담자인지, 아니면 관계지향적인 성향의 내담자인지에 대해 특성이 다르고 그런 그들을 이해할때 그 도구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또한 한국인들에게는 충효추구문화, 개성추구문화, 관계추구문화, 역할추구문화 등의 문화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각각의 문화들은 예를 들어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중시하는 등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한국상황의 문화성향 분류, 한재희 2018). 그렇다면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정의될 수 있는 것일까?혹은 위의 사례들을 만났을 때 과거의 나처럼, 같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에는 또 다른 잣대와 도구를 사용하여 그들을 이해하도록 노력해봐야 하는 것일까?


뭐 상담자라고 해서 무한정으로 내담자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담자도 사람이고. 무한정한 이해심을 발휘하는 것은 어쩌면 신의 영역이다. 예수나 부처나 알라가 아닌 이상, 아니 그들도 가끔은 이해심이 발휘되지 않는 영역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그에 대해 이해를 하면 상담의 효과는 충분히 높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나, 안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거지. 뭐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져본다. 적어도 나처럼 그냥 욕할것이 아니라 상담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냐는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해두자. 앞서 언급한 미혼모 시설의 거의 신 같던=타고난듯한 그 관계자분의 영역까지 오르지는 못할지라도. 아직은 첫걸음 단계이니. 그런 관계로 인육어쩌고 했던, 내가 나에게 했던 질문은 지금은 생각해도 전혀 답이 안나오니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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