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소피아성당 + 광장에서 놀기
조식먹으러 식당으로 갔더니 해가 뜨고 있다. 겨울이라 행복해요. 해가 늦게뜨니까요. 여름이었으면 이 시간이면 이미 해가 뜨고도 남았을것 같은. 일출은 그럼 놓쳤을 듯?
메인배낭은 호텔에 맡기고 길을 나선다. 오늘의 일정은 이스탄불에서 룰루랄라 관광을 마치고 아라튀르크공항으로 이동 후 인천행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 밤 12시넘어서 출발하는지라 시간은 넉넉쓰하심. 사실 여기 관광에 대한 정보는 그닥 찾지 못했다. 구글지도 예전에 저장해놓은 것이 다임. 어차피 시간도 없는데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 일단 근처에 있는 곳부터 가는게 옳다. 아야소피아로 먼저 간다. 숙소에서 걸어서 5분도 안된다. 야경은 어제 봤지? ㅎ_ ㅎ
도착했는데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그리스의 한적한 관광지만 봐오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오랜만이다. 이스탄불이 새삼 이렇게 인기많은 관광지임을 실감하는 순간. 그나마 테러때문에 그리고 겨울이기때문에 이 정도였을거라 생각한다. 다음에 오게 되면 박물관패스를 끊는게 이득일듯. 들어가는 줄도 다르다. 근데 이번에 저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요.. 그들보다 더 오래 기다리다 보안검색받고 내부로 진입한다. 표사는 줄이 아니라 입장줄에 잘못 줄선거+박물관 패스줄인줄 알고 다시 줄선거 포함 대략 다 합치면 거의 한시간 넘게 소모한 듯. 시간도 없구만 빙구짓을 두번 연쟝하셨다. 근데 그도 그럴것이 사람이 진짜 개많아서 이게 먼 줄인지 가늠도 안되고, 물어볼 용기도 안나고 뭐 그랬습니다.
여기서 큰 실수를 한개 하는데.. 그냥 터키 돈 리라 낼꺼를 왜 유로가 남았다고 그걸 내가지고 덤탱이를 썼는지. 나중에 정신들고 계산해보니 거의 두 배는 바가지 쓴듯....
오디오 가이드는 쓸만하긴 했으나 아야소피아 내부 자체에서 여기저기 공사를 많이 하고 있어서 3분의 1정도는 그냥 지나쳐야만 했던 것 같다. 분명 번호가 있어서 눌러보면 설명은 나오는데 전시된것은 하나 없이 그냥 벽이었던 것. 그래도 유로자전거나라 비하면 싸게 먹혔으니 더 이상 생각하지 맙시다. 사실 여기 터키에도 유로자전거나라 투어가 있었는데 하지 않았던건 날짜가 안 맞아서임. 터키에서는 비잔틴투어랑 오스만투어를 연일로 번갈아 하는데 마침 그 날은 비잔틴투어 하는 날이었음. 나는 오스만에 더 관심이 있는지라.. 근데 결국 비잔틴스러운것만 봤다는 것은 함정. 게다가 인터넷이 되야 예약을 하던지 뭘 하던말던하지.. 귀찮아서 치움. 그리고 솔직히 시간이 지날수록 유적지보담도 대항해시대에서 수만번은 지나가봤을 그 바다를 나도 항해해보고 싶어졌던 지라. 바다에 떠 있는 페리들을 보니 그 마음이 더 강해졌었다.
아야소피아성당이야 뭐 원체 유명해서. 원래 성당을 나중에 오스만애들이 와서 무식하게 그냥 다 뿌시지 않고 건물자체는 냅두고 기독교스러운 성화를 회벽으로 덧칠했다는 이야기. 지금은 곳곳에 벗겨내서 여기저기에 성화들이 다시 보이고 모자이크도 보이고 그렇게 이슬람과 기독교가 공존하는 건물임. 얼핏 기억나는데 지진이 와도 안 부셔지는 무시무시하게 튼튼한 건물이라는거.
사실 소원이 이루어지는건 잘 모르겠고 오디오가이드님하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데.. 요 성당을 지어놓고 보니 삐뚤어져있어서 이걸 어찌까 다시 지을까 뿌실까하고있는데 어떤 성인인지 신부인지 신인지 모르겠지만.. 할튼 그가 쨘하고 나타나서 저 구멍에 손을 넣어서 바로 잡아주었다는 이야기.
저 여자분이 부자라서 돈을 많이 가따바쳤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남. 글구 이분 재혼을 즐겨하셔서 남편이 자꾸 바꼈는데 그때마다 남자 얼굴이랑 위에 이름을 수정했다고 한다.
2층은 거의 박물관 수준의 모자이크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사람들 많아서 참 보기 힘들었단;;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반쪽이 공사중이라 모자이크 상할까봐 뭔가로 덮어놔서 그랬을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여튼 원래 한번 가봤던 곳 다시 안가는데 여기는 나중에 또 갈것 같다. 가려져서 못본것도 많으니. 왠만하면 사람들 없는 계절, 사람들 없는 시간에 가고싶은데 언제가 가장 좋으려나... 터키 테러때문에 시끄러운것 좀 조용해지고 난 뒤에 아예 패스 끊고 이스탄불에 있는 모든 박물관들을 다 클리어 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도 설명들었는데.. 누구 관뚜껑인가로 쓰던거를 어떤 사람이 아주 나중에 역사적으로 중요한거임을 나중에 알고 나서 기증했다는.
이런거 로도스 구시가지에서 많이 봤는데. 알고보니 파운틴이라고. 모스크 들어가기전에 저기서 손발 싯는 그런 곳이라고.... 오디오가이드님하가 말했다.
오디오가이드 진짜 뽕을 뽑고 이제 광장으로 다시 나온다. 이제 다음코스인 블루모스크 가야지. 정식명칭은 술탄마흐멧모스크. 이름을 잊을 수가 없지. 저기가 술탄마흐멧광장이고. 트램역 이름은 술탄마흐멧이니까. 하도 술탄마흐멧거려서 누구인가 찾아보기도 했다. 뭐 특별한게 있나 했더만 다른게 아니라 요건물들 지었던 술탄의 이름이다. 이런 건축물을 지었다는 건 그만큼의 대규모 동원인력의 모집이 가능했다는 것. 권력이 셌을거라는 것. 이건 뭐 두말해야 잔소리.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보기로 합니다.
스카프가 없어서 빌려야하나 사야하나 수백번 고민하였으나 의미가 없었다. 왜냐면 기도시간이라고 입장불가하다. 차라리 잘되었다 싶기도 하고. 옷차림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내부는 그냥 패스하기로 합니다. 왠지 이스탄불은 다시 올것 같아서 아쉽지가 않네. 한시간여를 기다리면 입장이 가능할것 같긴한데 저 인파속에서 개기고 싶지가 않아서... 대애충 겉만 한바퀴 돌아주시고 출구로 나오심.
하도 파는곳이 많아서. 군밤이랑 옥수수 터키사람들 진짜 좋아하는 듯. 여튼 이거 먹고 개후회함. 그렇게 싼것도 아니고.... 혹여 옥수수 드실분들 절대 먹지마삼. 개맛없음. 그래도 혹시 먹고싶다면 저거 말고 그냥 구운거 드삼. 진짜 억지로 다 먹었음. 고등어케밥 먹을거니까 일단 참음. 무슨 석류주스도 하나 먹었던것 같은데 이것도 후회. 아무거나 막 주워먹지 맙시다 오스나씨 쫌!!!
어디로 갈까 하다가 페리를 타야겠기에 지도보고 찍어두었던 '에미뇌뉴'로 가기로 했다. 이스탄불 카르트 있으니 걱정없다. 대충 뭐 그까이꺼 암꺼나 타면 된다. 잘못타면 다시 돌아오지 뭐. 설마 터키 밖으로 나를 데리고 가려고?
근데 막상 트램타려하니 카르트가 없다. 불현듯 아까 사진찍는다고 침대위에 펼쳐놓은 것 까지는 생각이 나는데 그 다음은 당최 기억이 안난다. 바닥에 떨어뜨리고 내가 안 주웠나? 너무 급하게 나왔나? 아니면 아까 아야소피아 입장한다고 줄서있는데 뒤에서 언넘이 자꾸 치더니 가방에 있던 내 카드 훔쳐간걸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어쩔수 없이 20리라를 꺼내 카드를 다시 산다. 이번에도 거스름돈은 주지않는다.
근데.... 엄한 뒤에 서있던 그 남자 의심해서 미안했다. 왜냐면.. 나중에 밥먹고 나서 알았는데 후드 "앞"주머니에 고이 잘 넣어놨더라고... 배의 온기로 인해 아주 따뜻하던 카르트님하. 어찌나 얄밉던지. 나 카르트 2개다. 부자다 오예. 흐흐흑..
그나저나 아악 너무 길어. 나머지 한 것들은 다음 글에 적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