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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문 Apr 07. 2023

몸과 마음의 균형 잡기


요즘 어깨결림부터 허리의 통증까지 몸의 비명을 듣고 있다. 이전에도 자세를 똑바로 하려고 노력은 많이 했지만,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그게 다 똑바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미 틀려먹은 자세, 이제라도 살아보겠다고 근육이 다 굳고 아파진 다음에야 진짜 바른 자세로 앉아본다.

치료를 받기 전엔 어떻게 해야 똑바로 앉는 것인지도 몰랐다. 내가 척추측만이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았지만, 몸이 어디로 틀어져있는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었다.

내 몸이지만, 어떻게, 어디서부터 틀어져있는지 정말 몰랐던 것이다.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 있는지 왼쪽 어깨가 올라가 있는지도 스스로 인지하기는 힘들다.

결국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여기가 이렇게 굳어있어서 아프죠?’, ‘발목이 자주 삐어 균형이 틀어져 골반, 허리, 목까지 불균형 해진 겁니다.’하는 물리치료사 선생님의 용한 진료가 이어지고 나서야 ‘아! 내가 여기가 이래서 저래서 아프구나!’, ‘여기가 이렇게 틀어져 있었구나!’하고 알게 되었다.

몸이 이러할진대, 마음이라고 다를까 싶다. 내 마음이 어디로 기울어있는지 내가 알긴 어렵다. 나는 바로 서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내 몸이 그렇듯 마음도 나보다 남들이 더 잘 본다. 스스로의 마음이 어떻게 기울어있는지, 어떻게 바로 서야 하는지 역시 남들에게 물어보고, 상담받음으로써 제대로 알 수 있다.

목이 아픈 것이 발목의 틀어짐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마음 어느 한 곳인가 아프다면, 아주 밑바닥이 나도 모르게 틀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발견해 내기 위해서라도 전문가와의 상호작용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상담이 그랬다. 대학생 때 친구의 추천으로 받게 된 심리상담은 나도 잘 몰랐던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이렇게 하니 여기가 아프네? 이 쪽 마음이 굳어있나 보다.’하며 내 마음이 어디로 틀어져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도수치료가 그러하듯 심리상담도 기회가 되는대로 받아오곤 했다.

그렇게 마음자세를 조금씩 조금씩 올바르게 잡아간다. 비명이 나오는 짜릿한 통증이 내 몸을 치료하고, 눈물이 줄줄 나오는 슬픔이 내 마음을 치료하는 과정인 것이다.

평생 몸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유지되길 기대하긴 어렵듯이, 마음 또한 어느 정도의 불균형을 동반할 수밖에 없겠지만, 최대한 균형 있게 살아가려는 노력이 한 해가 갈수록 늘어가는 통증을 줄여주지 않을까 싶다.

도수치료(혹은 운동치료, 필라테스... etc)와 심리상담은 몸과 마음이 틀어지기 쉬운 현대인에게 떼어낼 수 없는 필수 케어인 것 같다. (그렇지만 비용이 부담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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