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거창하게 쓰고 브런치 조용히 다시 시작하는 글
브런치를 오래 쉬었다. 5개월 동안 꾸준히 글을 썼던 나인데.(실제로 이렇게 뭔 갈 내 의지로 꾸준히 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브런치에서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않으면 보내준다는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어쩌구' 알림도 받았다. 기분이 묘했다.
글을 아예 접었던 것은 아니다.
브런치 서랍장과 휴대폰의 메모장에는 주제모를 정체 모를 글들이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글로 다시 다듬어내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
브런치에 글이 쌓여갈수록, 내가 쓰는 글에 대한 책임감으로 부담감이 생긴 것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대도, 이 브런치 안에서의 내 스토리만큼은 일관성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더 설득력 있어야 할 것 같고, 더 재미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읽고 싶은 글'이고 싶은 생각.
잘하려고 하면 늘 그렇듯 더 못하게 된다. 그렇게 거의 한 달을 쉬었다.
이렇게 쉬는 동안 뭐 더 대단한 걸 한 것도 아니다. 하루를 느긋하게 지내며 잠만 늘었다.
대개 일이란 것은 '많을 때'보단 '없을 때' 더 안 되는 법이다. 공인중개사 공부도, 소설 쓰기도, 더 게을러졌다.
오늘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다시 쓰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해서 무기력함이 휩싸여오기 전에 얼른 키보드를 잡았다. 이젠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도 무엇을 강제하지 않는 퇴사자, 백수, 프리랜서, 그 사이 어느 즈음의 삶. 점점 추-욱 쳐져가는 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또, 목적 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다시 브런치에 손을 뻗어본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는 호흡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고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