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건 회사의 어느 동기 덕분이다. 내겐 글이라는 것이 블로그 비공개글로, 책장 사이 숨겨둔 일기장으로 그렇게 몰래 써서 감춰놓는 것이었다. 이런 내가 글을 쓸 결심을 하고, 이렇듯 매일 쓰기를 실천하게 된 것은 누군가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작년 어느 날, 회사 동기 오빠와 서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오빠가 글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쓰고 싶은 주제도 명확했다. 그 순간에는 그저 응원했을 뿐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글 쓰고 싶다는 마음에 직면하게 됐다. 나는 다음날 곧장 그 오빠에게 같이 글쓰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내가 혼자서 써봤자 며칠 못 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동기오빠는 몇 초 고민도 없이 좋다고 했다.
그렇게 고작 두 명이 진행하는 작은 글쓰기모임이 결성되었다. 사실 글을 쓰자는 것 말고는 글쓰기모임에서 뭘 해야 할지도 몰랐던 터라, 서점에 가서 글쓰기 책도 찾아 사읽고, 국문과 친구에게 연락해 글쓰기 소모임은 어떻게 진행하는 거냐고 다짜고짜 묻기도 했다. 혼자서는 그렇지 않았을 열심이었다.
그렇게 글쓰기모임이 시작되었다. 막상 시작해 보니, 글을 써 보인다는 건, 혼자 써서 담아두는 것과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고작 한 사람에게 보여줄 뿐인데도 솔직해지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서일지, 회사, 음악, 추억... 여러 가지 주제로 글을 나누다 보면, 점심모임인데도 술이라도 걸친 새벽처럼 거나하게 취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리고 우리의 용기는 매번 서로에 대한 응원으로 마무리되었다.
비록 '모임'이라 칭하기도 멋쩍은 단 둘의 글쓰기 모임이었지만, 몇 달간의 그 시간들은 내게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고, 더 큰 글쓰기모임에 가입하고, 오늘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기까지의 도움닫기였다.(분명 그 동기오빠에게도 그랬기를 바란다.)
혹여 이 글을 읽는 누군가 글을 쓰기를 망설이거나, 써둔 글을 서랍에 담아두고만 있다면, 나는 용기 내어 함께 글을 나누라고 권하고 싶다. 함께할 때 글쓰기는 더 오래가고, 당신은 더 빛나게 될 테니까.
이 글을 읽을 그-동기오빠에게 작은 감사와 조금 먼 응원을 전하며... 이번주도 화이팅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