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현덕 Aug 20. 2019

스토리 박스 5

<열한 계단>,  지은이 채사장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520057


굉장히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순위 가장 높은 곳에 올려져 있던 책이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아마 책 제목이 아닌가 싶다. 

누구나 '지식' 그리고 '앎'에 대한 끝없는 열망이 있다. 다만, 살아가는 삶의 자리가 분주하여 

짬을 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 못할 뿐이지.

그런데 이 책의 제목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늘 핑계로 일관해 오던 지식에 대한 열망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주었다. 

나 역시도 제목에 이끌리어 책을 구입하고 여전히 지식의 열망을 채우고 있는 중이다. 

이 책에 대한 소개는 그 열망을 다 채운 후에 다시 하기로 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그 제목에 이끌려 구입을 했다면,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저자의 필명에 이끌려 구입을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위엄은 다음 작품이 나왔을 때, 독자들이 

별 의심하지 않고 책에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채사장'이란 필명이 가지고 있는 힘은 <열한 계단>이라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343683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어려운 전공 서적을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한글로 쓰여있는데 왜 이렇게 읽는 게 어렵지?"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째로는 그 책에 담긴 내용을 이해할만한 지식을 내가 갖지 못해서 일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책에 담긴 내용과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이해하기 쉽고,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책을 선호한다. 

그렇게 나는 어려운 전공 서적들을 멀리하고 내가 읽고 싶은 쉬운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 한 쪽으로만 치우쳐지는 게 아닐까? 지식의 스펙트럼이 너무 좁아지는 건 아닐까?"


1. 책 이야기 

책을 다 읽은 후에 '채사장'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요즘은 어떤 계단을 걸어가고 있는지, 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끝이 보이는지 말이다. 

그가 올랐던 11개의 계단은

결국 자신의 지나온 삶의 여정이며 곧 그의 삶 자체이다. 그가 매 순간마다 집어 든 책을 통해 그 계단을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이 선택한 책이 아니라 그저 그의 삶이 그를 그 길로 안내해 준 것이다. 

우리가 책을 통해 또 저자가 제시한 열한 개의 계단을 통해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도

자신 고유의 삶이 안내하는 자신만의 계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로 안내했던 계단은 무엇이었을까?'


“지금은 안다. 이렇게 불안하고 조급한 시간들도 개인의 성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임을 말이다. 우리는 선입견이 있다. 내면의 성숙은 고결한 방식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선입견.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어려운 철학 책과 씨름하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사색하는 아름다운 방법만이 우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옳은 말이다. 우리는 실제로 그러한 시간 속에서 성장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얻지 못하는 절반의 배움이 있다. 고결하지 않고 만나고 싶지도 않은 세계에서의 경험들. 부당함에 굴복하고, 부조리에 타협하고, 옳은 주장을 꺾고, 스스로의 초라함에 몸부림칠 때에만 얻게 되는 그런 배움이 있다. 슬프게도 우리에게는 이런 세계에 머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리는 나와 타인의 한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그때에야 비로소 나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다.” - 내용 중에서


저자는 불편함을 통해 성장하기를 권면하고 있다. 내가 옳다고 바라보는 길뿐 아니라 불편함이 느껴지는 길에 발을 내디뎌야 비로소 여행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불편함을 감내하며 발을 내밀 수록, 또 계단에 오를수록 더 넓은 세상을, 또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 포인트 즉 각 계단에서 만난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 챕터마다 책을 만나게 되면서 느꼈던 불편함, 그리고 그 불편함과 대면하면서 깨지는 자신의 생각들, 그로 인해 펼쳐지는 삶의 변화 등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책을 통해 저자의 인생을 엿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내면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그것을 알아가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벽을 넘어갈 것인가?"

"사람들은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갈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하며 살아갈까?"


이런 질문들로 책을 읽는 중에 집중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게 책을 다 읽고 내린 결론은 이렇다. 

저자는 자신의 불편한 계단을 '책' 혹은 '지식'과 '앎'을 지지대 삼아 치열하게 넘어갔다. 

이건 저자의 삶의 방식과 태도 그리고 경험이 그에게 이런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어떤 이들은 숲속을 걸으며 느닷없이 찾아온 지혜의 속삭임으로 인해 자신을 둘러싼 내면의 벽을 깨뜨리기도 한다. 

우리가 '장인'이라 부르는 이들은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며 인생의 답을 찾아간다. 

주부들은 역시 집을 돌보고 아이들을 양육하며 치열하게 삶의 의미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애쓴다. 

모두가 자신 앞에 놓인 불편함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 안에 불편함이 일어났다. 공감하지 못하는 저자의 메시지도 있었다. 그래서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꾸역 꾸역 책을 다 읽은 후엔 내가 가진 생각의 한계가 조금은 넓어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다.

이것은 단순히 얕은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그간 불편해서 닫고 있던 생각의 문이 조금은 열린 것이라고 할까?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삶을 엿보고 싶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 그렇지만 잔잔했던 바다에 느닷없이 돌멩이 하나 날아들어 일어나는 일렁임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듯하다. 불편한 듯하지만 그렇다고 감당 못할 정도는 아니다!


#열한계단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목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