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들의 작품을 보는 색다른 시선
로버트 모리스, 그리고 다시 요셉 보이스
로버트 모리스는 <site_1964>라는 퍼포먼스 작업에서, 캐롤리 슈니먼 이라는 유명한 여성 행위 예술가와 함께 공연을 했다. 로버트 모리스는 얼굴에 가면을 쓰고 공연장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커다란 합판을 옮겼고 캐롤리 슈니먼은 흰 천이 깔린 소파 위에 옷을 다 벗고 마네의 <올랭피아_1863> 포즈로 앉아 있었다.
개념예술, 과정예술, 행위예술(퍼포먼스 아트)의 한 시도였다. 모리스는 대본이 없는 우연성과 그 때 그 기분으로 움직이는 일시성이 관객과 상호작용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고, 세월이 흘러 두 명의 예술가는 지금 다 세상을 떠난 상태이다.
요셉 보이스는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_1965>라는 퍼포먼스 작업에서, 얼굴에 기괴한 화장과 이상한 복장을 하고 죽은 토끼를 끌어안고 약 세 시간 동안 토끼에게 그림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는 완고한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을 지닌 많은 사람들보다 토끼가 더 이해력이 높은 것 같다며, 그림이 의미하는 진정 중요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저 그림을 보기만 하면 될 뿐이라고 말해주었다고 했다. (!!!, 진지하게 생각하고 꼬치꼬치 따지지 좀 마. 그냥 하는 거야. 재밌잖아!)
또한 <나는 미국을 좋아한다. 그리고 미국도 나를 좋아한다_1974> 라는 작업에서는 갤러리 바닥에 건초더미, 펠트 천 등을 깔아 놓고 그 곳에서 동물(코요테)과 대화하며 함께 3일 동안 생활하였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예술의 정의는 너무 다양하다. 어떻게 생각하든 각자의 자유이다. 어떤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고 공감을 못하고 무언가 일상적이지 않고 아주 어리석어 보이는 것도 같지만, 나름 진지하고 열정적인 그런 것에서 어떤 쾌감을 느끼고 그것을 중시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정답은 없고 서로 각자 다르게 자기 멋대로 해석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고 이상하지만, 자기도 갖고 있는 무언가를 투영시키는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해 본다.
인생에는 설명하기 힘들고 바보스러워 보이지만 하고 싶고 쾌감을 주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 그것은 결국 사람들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떤 암호와 구체적인 답이 있고 그것을 명료하게 해독해서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명확한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진지하게 대하지도 않으며 (이걸 진지하다고 봐야 할지 진지하지 않다고 봐야 할지... 진지하지 않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것인데, 또한 그것은 진지한 태도로 봐야 볼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그저 각자 자기 멋대로들 상상하고 매듭짓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미술의 부정론자들 입장에서는 ‘꿈보다 해몽’,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포장해주기’ 일수도 있다. 그런데 예술이 원래 그런 것이다.
허튼 소리를 지껄이면서도 자기 확신을 가지고 태도를 당당히 하고 끝까지 하면 성공할 수도 있다는 인생의 진리와도 같은 무언가를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인생은 한 판의 포커게임과도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예술은 우리 삶의 부조리와 모순을 극대화 시키며 드러낸다. 이런 현대미술이 참 매력적이고 너무 재밌다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나도 죽은 토끼에게 그림을 설명하는 보이스의 작품에서, 처음에는 “아 이 새끼,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아 진짜, 이런 미친놈!...” 하면서 왠지 모르게 킥킥킥 묘한 웃음이 터져 나와 버렸다. 그저 또라이 라고 그를 욕하다가 갑자기, 작품의 양아치 스럽고 이율배반적인 매력이 내 안으로 훅하고 들어와 버린 것이다.
쇼펜하우어 vs 요제프 괴벨스
모든 진실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데 3단계를 거친다.
1. 처음에는 조롱 당한다.
2. 나중에는 심한 반대에 부딪친다.
3. 하지만 결국에는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 쇼펜 하우어
1. 구라를 쳐라. 처음에는 사람들이 비웃고 믿지 않을 것이다.
2. 흔들리지 말고 계속 쳐라. 그러면 사람들이 흔들릴 것이다.
3. 끝까지, 확신의 눈빛을 가지고 계속 쳐라.
그러면 사람들은 결국 믿을 것이다.
거짓말도 천 번 말하면 진실이 된다.
- 요제프 괴벨스
진실이 항상 거짓을 이기는 것은 아니다.
거짓이 승리하는 광경 또한 우리는 자주 목도한다.
거짓과 진실 모두를 제압하는 것은, '믿음'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것이 진실이라 여기므로.
- 김경섭
<브런치북 '서울대나온 대리기사의 삶은 예술 1'>을 이번 회차에서 일단락 합니다.
바로 곧 이어서 <브런치북 '서울대나온 대리기사의 삶은 예술 2'> - 화,목,토 연재 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