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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Oct 19. 2020

진실을 마주하며 살 자신 있나요?

<아직도 가야 할 길> 스캇 펙

탓을 했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질투부터 했다. 그러나 거기에 따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마음만 조급했고 어떤 결과가 빨리 나와야 하는 강박감에 사로잡히기만 했다. 매일 답답했다. 이런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내게 옳은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철저히 무시했다. '네가 나에 대해  알아?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아냐고?'라며 되려 따져 들었다. '없이 자라서, 부모님의 양육방식이 문제라서, 시골에서 자라서'  변명만 이리저리 늘어놓았다.




어느 날 꿈을 가라는 강의를 들었다. 꿈만 정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꿈을 외치고 다니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대로였다. 나는 좌절했고, 세상을 보는 시각은 더욱 왜곡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에 갇혔던 나는 그런 상황을 마주하고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다. 두려웠다. 시도 뒤에 따라오는 고통을 감당하기 싫었고, 피하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된 것은 단순히 내 선택의 결과일 뿐, 내가 벌을 받아서라든지, 유전자에 결함이 있어서라든지 또는 처음부터 무능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시간을 들여서 해 볼 용의만 있으면 무슨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 (...) "이것은 내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내게 달렸다"라고 말할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p.39-46


그래도 나름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그래야만 했다.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창피할 것 같았다. 다른 이들이 비웃을 것 같았다. 부끄러운 진실을 감춰보고자 어떻게든 나보다 부족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 했다. '그래, 난 저 사람보다 낫지. 이것 봐, 저 사람은 저것조차 못하잖아?!'라며 교만을 일삼았다. 반대로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하는 삶을 사는 사람을 보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인생 참 피곤하게 산다. 지켜보는 내가 다 속이 메스껍다'라고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다. 그러나 진실은 무의식에서 나를 불러 세웠다. 강하게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끝까지 나를 잡아당겼다. 나는 진실이라는 단두대에 선 사형수였다. 진실된 삶을 살기 위해선 거짓말하는 나를 죽여야만 했다.


(...) 우리는 전적으로 진실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의 편안함보다 궁극적으로 옳은 일을 추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언제나 진실 앞에 솔직해야 한다. (...) 우리가 넓은 시야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기꺼이 좁은 시야를 죽여야만 한다. p.73, 281


지금은 예전처럼 탓을 하지 않는다. 합리화도 하지 않는다. 독서와 사색 그리고 글쓰기는 진실된 나를 마주하는 담력을 키워주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고, 누가 대신 모든 것을 해결해줬으면 하는 얄팍한 생각이 불쑥 올라온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오직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고통스러워도, 수고스러워도 전적으로 내가 감당해야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사실 말이다.


우리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태어난 진창 구덩이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어려운 길을 선택하도록 부추기는 어떤 힘이 내부에 있다. (...) 모든 사람은 각기 자기 나름대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그 욕구를 실현시키고자 할 때는 혼자 힘으로 스스로의 저항과 싸워야 한다. (...) 자기 위에 책임을 전가할 사람이나 비난할 사람도,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도 없다. 오로지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p. 391,422




<아직도 가야 할 길>은 '괜찮아, 네 탓 아니야'라고 말하는 요즘 에세이와는 달리 냉정하게 자신을 직시하도록 이끌고 있다. 아마도 책을 읽다 거부감이 들어 중간에 덮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우리 마음속에 있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이나마 객관적으로 바뀔 것이다. 잡을 수 없는 행복만을 추구하는 삶이 아닌, 진실을 마주하며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삶이 더 가치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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