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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Feb 24. 2021

물건만 버리는 미니멀라이프는 허상이다

단순함이 추구하는 3가지 / 캔 시걸 <미친듯이 심플>

한때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한 적 있었다. 지금도 유행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단순한 삶에 대한 갈망이 컸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미니멀 라이프도 함정이 있다는 걸 느꼈다. 버리고 나면 새 물건을 살 때 절제해야 하는데, 유튜브나 SNS에 등장하는 미니멀하고 감성적인 제품을 닥치는 대로 산다. 나름 깔끔한 느낌을 낸다고 또다시 물건을 구입한다. 결국 이전처럼 소비에 푹 빠진 삶으로 돌아간다. (어머 이건 쟁여둬야 해... 하면서)


<미친듯이 심플>을 읽으며 물건을 비우는 미니멀 라이프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물건을 모조리 버려도, 정작 삶을 사는 방식은 복잡하기 짝이 없다면 과연 진정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가끔씩 확신을 갖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충고에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혹은 너무 많은 선택지를 만드는 바람에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할 때도 있다.


<미친듯이 심플>에서는 마케팅 관련 프리랜서로 일하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단순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11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애플과 거대 기업의 의사결정 차이는 무엇인지, 망해가던 애플이 어떻게 대기업을 제치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책을 관통하는 한 가지 단어는 바로 '단순함'이다. 나는 11가지 방법을 단순함이 추구하는 3가지로 압축해 설명해 보겠다.




포기


단순한 라이프스타일을 꿈꾼다면, 먼저 포기부터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일정 기간 동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치자. 이 때는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친구와 만나서 노는 시간, 재밌는 유튜브 보는 시간, 잡다한 카톡을 하는 시간 모두를 버려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단순하게 살기로 결정했다면, 먼저 무엇부터 포기해야 하는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순함에는 무자비한 측면이 있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단순화하는 데 '거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p.37

기억하자. 단순함이란 '전부' 아니면 '전무'의 문제다.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분만 얻기 위해 애써봐야 노력만 허비하는 꼴이다. p.78


명료함


단순한 삶은 잡음을 차단한다. 살다 보면 누군가 자신의 삶에 태클을 걸 때가 있다. '그렇게 살면 재미없다고, 한번 사는 인생 즐길 거 다 즐기고 살아야 하지 않냐'라고 마음을 훅 치는 말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단순하게 살기로 결심했다면, 이런 소음은 완전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다.'때로는 귀를 닫고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 때로는 다른 의견을 차단한 채 단순한 삶에 집중한다면, 삶을 지탱하는 자신만의 핵심 철학이 명료하게 드러날 것이다.


단순함은 간결함을 바탕으로 그 위력을 발휘한다. 단순함은 주제에 대해 두서없이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진술한다는 뜻이다. (...) 단순함은 시간을 끌지 않는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 p.229-230


효율성


단순함을 추구하려면 많은 시간이 들어선 안된다.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 복잡한 과정이 끼어들 자리를 내어주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투입하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충분한 기간을 주면 생각했던 것이 산으로 갈 때가 있다. 오히려 촉박한 데드라인을 부여해야 선택 과정이 단순해진다.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늘 '느긋한' 기한을 경계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어느 정도의 압박감이 있어야 목표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에 여유가 있으면 생각이 많아져 자칫 아이디어가 훼손될 수 있다. p.367




단순하게 사는 것은 겉으로 쉬워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엄청 어렵다. 단순하게 살려면 극도의 절제가 필요하고, 잃는 것을 감수할 용기까지 필요하다. 우리가 성공했다 말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면 핵심만 추구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삶을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는 흉내 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함이 삶 속 깊이 들어오려면 고단한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내공을 쌓고, 실패와 반성을 계속 반복해야만 한다.


<미친듯이 심플>은 단순하게 사는 법은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단순히 물건만 버리는 것이 아닌 삶 자체를 진정으로 단순하게 사는 법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서>

http://m.yes24.com/Goods/Detail/12618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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