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생산성>마이클 하얏트
이대로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퇴사 후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조언이 있었지만, 당시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왜냐면 지금 안 그만두면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동안 쌓인 불순물을 정화할 기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선택적 방랑'을 결심했다. 24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일상 속에서 본질을 찾는 방법,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방법,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싶어 여러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글을 쓰고, 뜻이 맞는 모임을 찾아 합류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시행착오 끝에 나만의 시간관리 노하우를 터득했다.
하지만 대부분 일상에 '치여' 산다. 매일 바쁘고 시간이 없다. 감당하기 힘든 일과 속에 짓눌려 살아간다. 일을 다 한 것 같은데 또 일이 생기고, 그놈의 일 때문에 나만의 시간이 사라져 버린다. 자기 계발을 하고 싶어도, 취미를 갖고 싶어도 너무 지쳐서 휴일만 되면 손 하나 까딱하기 어렵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도저히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런 '부조화'는 무기력과 비관주의로 변한다. '나란 인간 일만 하다 죽어야 하는구나' '다 필요 없어. 나 같은 게 무슨 자기 계발이야?' 한탄하며 악순환에 빠진다.
책 <초생산성> 은 일상에 치여 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주도적으로 인생을 살 것인지' 가르쳐주고 있다. 시중에 떠도는 '시간 관리하는 법' '루틴 짜는 법' '직장인이 추천하는 플래너 작성법' 같이 단편적인 정보로 그치지 않는다. 정리되지 않은 우리 삶을 총체적으로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아감과 동시에 너무 많은 의무를 감당하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팩트를 날린다. "모든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무 일에도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매일 치이는 일상을 보낼까?
<초생산성> 일부를 참고해 3가지로 정리해봤다.
잠시도 뇌를 쉬게 만들지 못한다. 뭔가를 계속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주말, 심지어 휴가 때도 일 생각을 계속한다. 그러나 상념(想念)이 많으면 많을수록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이때 머릿속을 정리하고 정신을 맑게 만드는 무엇이든 할 필요가 있다. (산책, 명상, 깊은 숙면, 낮잠, 맛있는 식사, 놀이 등) 그리고 잡생각이 생길수록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떠올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 되새기며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을 짜야한다.
너무 할 일이 많은데 멈추지 못한다. 다른 이들의 기대를 저버릴까 봐, 내가 능력 없는 사람이 될까 두려워 일을 쳐내지 못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일을 멈추지 않으면 결국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없어 좋지 못한 업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생산성을 갉아먹는 업무를 잘라야 한다. 제거하기, 자동화하기, 위임하기(자세한 방법은 책에 있습니다)를 활용해 이런 것들을 잘라야 한다.
불필요한 일을 없애겠다고 결심해도, 제대로 된 행동지침을 파악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행동은 고도의 집중이 요구된다. 방해물과 산만함은 옳은 방법을 실천하려 할 때 제동을 건다. 집중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써야 할지 찾아낼 필요가 있다. 각종 메신저 알람 끄기, 사무실 문 앞에 '방해금지' 걸어두기, 집중할 때 핸드폰 무음 처리하기 등을 활용하면 된다.
<초생산성>,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니멀라이프 사상(?)과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미니멀라이프는 사실 매우 추상적인 단어다. 그 말인즉슨, 여러 해석이 동반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단어의 깊은 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냅다 물건을 버리고, 미니멀스타일 제품을 또 구매하는 기행(奇行)을 저지른다. 반대로 <초생산성> 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어떻게 삶 속 깊이 스며든 불순물을 제거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명확히 설명한다. 게다가 당장 쓸 수 있는 계획표도 구비되어 있다. "측정할 수 있을 때 목표는 달성된다"라는 유명한 구절처럼, 잘 실천하려면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삶이 점점 엉망진창이 되는 것 같아 힘들다면, 내 인생인데 내가 사라진 것 같다 느껴진다면, 일에 파묻혀 살다 번아웃 오기 직전이라면 <초생산성> 꼭 읽어보길 바란다. 어쩌면 이 책이 꼬일 대로 꼬인 인생 실타래를 푸는 계기가 될 것이니 말이다.
스스로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대신 정할 것이다.
-그랙 맥커운-
시간을 어떻게 쓸지 안다면 인생은 충분히 길다.
-세네카-
<참고도서>
이미지 출처: 영화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