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스탠리 <최악을 극복하는 힘>
왜 알람이 안 울리지..?
오전 9:45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2년간 평일 7시, 주말 7:30 기상시간을 정했다. 그런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잘 지키던 습관을 오늘 아침에 어겼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부터 자책하고, 괴로워하다 소중한 토요일을 낭비했을 것이다. 어쩌면 무기력하게 스마트폰만 봤을 것이다. 그런데 책 좀 읽었다고, 왜 늦게 일어났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답은 아주 간단했다. 늦잠을 잔 원인은 한 달에 한 번 다녀가시는 '대자연'이었다. 호르몬 변화 때문에 기분이 들쑥날쑥했고, 통증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래서 내 몸이 평소 수면 패턴을 무시하고 늦잠을 자기로 선택한 것이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한 덕분에 죄책감을 갖지 않고 나름 풍성한 토요일을 보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놀았다.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더 해야 해'라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요즘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려면 앞서 나가야 합니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같은 말이 심심찮게 들려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지금 다니는 직장도 일하기 빠듯한데 더 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한다. 헬스장을 등록하고, 악기를 배우고, 유튜브 채널을 파고, 글을 쓰고, 독서모임에 나가고, 어학 수업을 듣고, 코딩을 배운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고, 한 두 번 하다 결국 그만둔다. 결국 꾸준히 하지 못한 나약한 의지력 탓하며 '나란 인간 글러먹었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최악을 극복하는 힘>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스트레스에 압도당할 것이라 말한다. 내용을 살펴보자.
"고통 없이는 성취도 없다"는 말은 불완전한 진실이다. 왜 그럴까? 전체 과정의 전반부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즉, 자신을 안전지대 밖으로 끌어내고 의도적으로 현재의 한계를 무시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반면 전체 과정의 후반부, 즉 의도적으로 한계를 무시한 후 완전한 회복이 뒤따라야 하는 과정을 놓치고 있다. 실제로 한계를 확장하는 것은 후반부 과정인데도 말이다. (...)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근육을 만들고 신체적 한계를 확장하려면 반드시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p.470
'해야 한다' 생각하며 자신을 몰아붙인다면 반드시 '번아웃'이 찾아올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리던 달리기 선수가 갑자기 털썩 쓰러지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먼저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 <최악을 극복하는 힘>을 참고해 5가지 체크리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조금 거친 표현이지만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위주로 끼니를 해결하면 건강과 거리가 멀어진다. 우리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바이옴'이라 불리는 세균총이다. 이것들은 감염과 식중독 예방, 비타민 생성, 영양분 흡수를 개선하고 유해균에 대한 항생물질을 만든다. 하지만 인스턴트, 단 음식, 가공식품 등은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일으켜 관절염, 골다공증, 과민성 대장증후군, 식품 민감성, 알레르기, 만성피로, 만성 통증, 자가면역질환, 두통, 편두통, 알츠하이머, 대장암, 유방암 등 광범위한 질병을 일으킨다.
먹어야 할 음식은 다음과 같다.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 김치, 사우어크라우트(동치미 비슷한 것), 발효된 채소, 코코넛, 무가당 생요구르트, 생사과식초, 콤부차 등
주말에 늦잠을 잔다고 부족한 수면을 채울 수 없다. 매일 8시간 수면을 꼭 지켜야 한다. 편안한 수면은 정신을 더 맑게 해 주고 회복과 치유를 지원한다. 질 좋은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 부교감신경계가 소화, 조직 재생, 독소 제거, 치유, 성장과 같은 모든 장기 프로젝트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든다. 이때 축적된 독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집중할 수 있어 만성 통증과 염증성 질환 위험이 감소한다. 수면 위생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2-1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자
2-2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취침 3시간 전까지
2-3 긴장을 푸는 식단으로 바꾼다. 오후 2시 이후 카페인 섭취 금지
2-4 일, 뉴스 시청, 자극적 대화, 말다툼은 취침 몇 시간 전까지 끝내자
2-5 잠들기 1시간 전까지 모든 전자기기 차단
2-6 악몽, 불편함 때문에 자다 깼다면 스트레칭, 명상, 요가, 심호흡을 하자
운동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축적돼 만성질환,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주 4회 이상 45-60분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주간 계획을 세울 때 운동할 시간을 따로 빼는 게 좋다. 다음과 같은 루틴으로 운동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다.
3-1 유산소 운동: 심혈관계를 단련하고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조깅, 힘차게 걷기, 하이킹, 춤, 조정, 수영, 줄넘기, 계단 오르기 등
3-2 웨이트 트레이닝: 골다공증, 골절의 위험을 줄인다.
3-3 스트레칭, 요가, 태극권: 유연성을 높이고 몸의 긴장을 해소한다.
인간관계가 건강하지 않으면 외로움은 물론 만성 통증, 우울증, 심장병, 관절염, 제2형 당뇨병, 치매 등 염증성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사람이 무섭다고 혼자 방 한편에 우두커니 있으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된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지 점검하자. 만약 없다면 독서모임, 취미 모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길 바란다. 이러한 경험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부여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감정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의식적 의도를 갖고 고요한 환경에서 흘러가는 감정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감정은 뭉쳐서 돌아다닌다. 제멋대로 감정을 흐르게 놔두면 별 거 아닌 상황에 갑자기 버럭!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성찰 연습을 해야 한다. 일기를 쓰거나 성서의 문장이나 시를 읽고 메시지를 되새기거나 인생의 축복에 감사하는 목록을 작성하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의 교훈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리더의 말그릇>을 참고해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겠다. 질문에 답만 해도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5-1 나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5-2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
5-3 느낀 것을 어떻게 평가했는가?
5-4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가?
5-5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5-6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최악을 극복하는 힘>을 읽고 더하기 전에 먼저 빼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계속 밀어붙이기보다 현재 자신의 건강과 마음 상태는 어떤지 파악하고, 불순물을 뺀 후 새로운 것을 채워야 오랫동안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갑자기 무기력하거나 짜증을 잘 내는 것 같다면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신호다. 그러니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보다 앞서 소개한 다섯 가지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며 어떤 상태인지 '비판단적으로' 확인해보자. 생각보다 우리 몸은 솔직하다.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으니 말이다.
우리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 몸은 바로 지금 우리의 꾸밈없는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
p.431
<참고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