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어떻게 모기 매개 질병과 싸웠는가

티모시 C.와인가드<모기>

by Lana H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이럴 때 우리를 괴롭히는 작은 벌레가 있다.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내며 단잠을 방해하는 모기다. 이것들은 우리의 피를 인정사정없이 빨아먹는다. 모기에게 당한 날은 물린 곳을 긁느라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나 고약한 모기를 피하기 위해 모기장을 펴고, 전자모기향, 모기채를 구비한다. 하지만 어느샌가 또 모기에 물리는 우리를 발견한다. 피를 먹고자 하는 모기의 끈질김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하찮은 모기들이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책 <모기>에서는 모기 매개 질병인 말라리아와 황열병으로 인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망이 좌절되고, 식민지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떻게 모기 매개 질병과 맞서 싸웠을까? 인류가 시도한 4가지 방법이 있다.



커피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음료다. 그러나 커피를 즐기게 된 이유는 모기 매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모기 매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았다. 지금에서야 말라리아의 원인이 모기라는 것을 알지만, 콜럼버스의 신대륙 개척이 이루어지던 14세기 유럽에서는 여전히 말라리아는 원인 불명의 무서운 병이었다. 유럽인들은 커피나무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이 천연 해충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커피 소비가 증가했고, 유럽의 커피하우스가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1700년대 런던에서는 커피하우스가 다른 소매상점보다 더 많은 건물을 차지했다. 커피는 당시 유럽인들에게 만병통치약이었다. 커피는 20세기 초까지 말라리아가 유행할 때 귀중한 치료약이자 예방약이었다.


퀴닌


퀴닌은 남아메리카 페루에서 나는 작물이다. 17세기, 말라리아 기생충을 차단한다는 퀴닌의 효능이 유럽 전역에 퍼지자마자 목숨을 살리는 약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다량의 퀴닌으로 무장한 유럽 강대국들은 모기가 많이 출몰하는 인도, 동인도, 아프리카와 같은 열대지방에 허술하게나마 전초기지를 형성할 수 있었다. 17세기 중반까지 말라리아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말라리아 억제제로 사용되었다. 퀴닌 분말은 영국인 병사들의 목숩을 부지해주었으며, 관리들이 인도의 저지대와 습지 지역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을 주고, 결국 영국인들이 열대기후 식민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했다. 또한 말라리아는 미국 남부 전쟁에서도 많은 병사를 죽음으로 몰아갔지만, 충분한 퀴닌을 확보한 북군은 남군에 비해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적었다. 결국, 퀴닌은 북군의 승리에 크나큰 역할을 했다.

퀴닌

DDT

20세기가 돼서야 말라리아의 정체가 모기임이 밝혀지면서, 인간은 모기와 과학적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게 되었다. 1939년에 발명된 저렴한 대량생산 DDT는 전 세계에 절쳐 모기의 위세를 크게 떨어뜨렸다. 사상 처음으로 인류가 모기와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모기가 출몰하는 지역에 다량의 DDT를 살포해 2차 세계 대전 중 모기 매개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1%로 낮춘 기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DDT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모기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반면, 말라리아 질병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DDT를 활용한 모기 박멸을 통해 말라리아 발병률을 현저하게 떨어뜨렸다. DDT는 전 세계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화학물질이라 칭송받았다.


그러나 이대로 당할 모기가 아니었다. 1956년 DDT내성 모기가 확인되면서 DDT의 효능은 무용해지기 시작했다. 인류를 살릴 화학약품이 발명된 지 오래지 않아 모기는 빠른 속도로 DDT에 내성을 얻기 시작했다.

ACTs

아르테미시닌 기반 복합요법이라고 불리며, 말라리아 원충의 다양한 감염 경로와 단백질들을 목표로 하는 다수의 약물을 폭격하여 기생충의 대항능력을 동시다발적으로 압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요법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효과가 떨어지는 다른 항말라리아제보다 무려 약 20배나 비싸다. ACTs는 주된 항말리아제로 자리를 잡았으며, 2015년 프로젝트 523의 선구자 투유유는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법에 관련된 발견들'로 노벨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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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이동시간이 단축되면서 질병 또한 수개월이나 수년 또는 초기 인류와 질병의 이주 맟 정착 패턴의 경우처럼 수천 년이 아니라 불과 몇 시간 만에 한 곳에서 다른 한 곳까지 전달된다는 사실만 제외한다면 감염병은 비교적 예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모기>를 읽고 아무리 신약을 개발해도 새로운 전염병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인류는 말라리아와 황열병의 원인이 모기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현대 기준으로 보면 미신이라 여기는 의학 요법에 의존하거나,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과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기술을 누리며 살고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고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위생을 신경 써야 하는 것도 오랜 교육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자부해도 다가올 신종 전염병 앞에선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다. 전염병은 무분별한 파괴를 일삼는 인류에게 자연이 주는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까.


자연은 우리 호모 사피엔스를 그리고 자칭 '현명한 사람'이라는 우리의 자만심을 다시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법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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