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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y 29. 2020

38살의 나와 대화를 나누다.

자기발견 Day.29

드디어 올 것이 왔다. 10년후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해마다 세우는 계획은 익숙하지만, 10년치 인생설계는 여간 쉬운게 아니었다. 어릴때 '장래희망은 무엇인가요?'라는 말은 줄곧 들었지만, 음..10년치 계획이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최대한 쥐어짜내 써 보려 한다.


오늘부터 10년


29 : 중소기업에 재취업한다. 다시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운이 좋게도 4대보험, 퇴직금 철저하고 출,퇴근 시간은 일정한 곳으로 취직이 되었다. 28살때 꼼꼼히 근무 조건을 따진 보람이 있다. 드디어 제대로 학자금 대출을 갚기 시작한다. 매달 50만원씩 꼬박꼬박 중도상환한다. 그리고 적금다운 적금을 하기 시작한다.(월급의 50% 저축) 주식, 투자 이전에 일단 종잣돈 1000만원을 모으기 시작한


30 : 처음으로 1000만원이라는 돈을 모으게 된다. 20대에 음악 공부, 여행, 연애로 인해 엉망진창이던 재정관리 습관이 바로잡히기 시작한다.


31 : 나를 힘들게 했던 대학원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았다. 직장생활에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한다. 꾸준히 퇴근 후 운동과 독서를 한다.


32 : 1000만원 + 31살까지 모은돈을 알뜰살뜰 합쳐 전세금 대출을 받아 진정한 독립을 하기 시작한다. 이때 처음으로 부모님의 간섭 없는 진짜 어른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33 ; 전세 대출+월급의 30% 적금 생활을 한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34 : 주택구입(물론 대출의 힘을 빌릴 것 같다). 직장에서 내 입지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경력과 실력이 쌓이기 시작.


35 : 직장 초년생때 쓴 직장생활 에세이 자가출판에 도전한다. 그리고 20대때 공부해 둔 것들이 점점 업무에서 발휘되기 시작한다. 오리지널스로 돌입한다.


36 : 직장 내에서 리더의 역할이 주어지기 시작한다. 현재 다니는 직장의 조직문화를 효율적인 방향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이론에서 실전으로 변하는 순간을 맛본다.


37 : 직장 내 자기계발 모임을 맡게 된다. 업무에서, 삶에서 변화하고자 하는 직원들이 참여하기 시작한다. 내가 일하는 직장의 관례적인 문화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최고의 오리지널스가 되기 시작.


38 : 다른 기업에서 직장생활에 관한 강연 요청이 들어온다. 지방 소규모 기업 중심으로 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강연을 하게 된다. 직장인 자기계발 관련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10년후 나를 만나다.


28 : 저기 실례합니다


38 : ??? 저 교회다녀요. 도를 아십니까 이런거 하지 마세요.


28 : 아니ㅋㅋ 얼굴보면 알잖아요. 나는 10년전 당신이에요.


38: ??? 이야 내가 이래 풋풋했네. 젊은게 좋긴 좋네.


28 : 좋지. 근데 내가 잘 살고 있는가 모르겠다. 야. 취업은 되겠냐?


38 : 임마, 쉴때 열심히 바짝 공부해놔라. 니 취업하면 공부하고 싶어도 몸이 힘들어서 많이 하기 힘들데이~ 요새 체력이 딸려서 계속 운동하고 있다. 그리고 요새 진짜 바쁘다. 니가 한참 일 안하고 있을때 바짝 공부해놔서 내가 직장에서 덕을 좀 보고 있지. 그때 읽었던 책이 참 도움이 많이 되더라. 아! 그 '안티프레질'! 그거 아니었음 나 맨날 질질짜고 직장 다니기 싫다고 징징댔을꺼야. 근데 '충격은 나를 활활 타오르게 한다'는 그 신념 하나가지고 직장에서 이만큼 버텼다ㅋㅋ 그러니까 38살의 내를 봐서 더 열심히 살아라. 그때 사실 시간활용 더 바짝 못한게 아쉽긴 해.


28 : 아. 맞나? 아이고. 열심히 살아야겠네. 근데 영어공부하고 독서하고 글쓰는게 인생에 도움이 되더나?


38 : 야. 말도마라. 머리가 텅텅 빈 채로 재취업 했으면..어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야. 그나마 그때 기초공사를 잘 했으니깐 망정이지. 그래도 나 요즘 기업강연 나간다? 그리고 자기계발 책도 쓰고 있어~


28: 와!! 진짜 대단하네!! 꾸준한게 진짜 무섭구나! 너 책 몇권읽었냐?


38 : 1년에 보통 30~40권씩 읽고 서평 썼으니까...음... 지금까지 합하면 300~400권은 읽었네. 독서를 하면 할수록 깨닫는게 진짜 많아. 세상을 보는 눈이 아주아주 많이 넓어지는게 느껴져. 그리고 내가 쌓아놨던 지식을 이제는 나눌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28 : 크... 멋지다. 아. 너 집은 있냐? 차는?


38 : 집은 샀고, 차는 소형차 몰고다녀. 굳이 큰 차가 필요없더라고. 강연 다닐때 이동하기 편하면 됐지 뭐,


28 : 올~ 나 장롱면허인데, 운전도 할 줄 아니?


38 : 막상 닥치면 운전 하게 되더라. 강연을 가야 하는데, 버스타고 가 보니까 힘들더라구. 그래서 3개월정도 주말마다 운전학원 가서 연수받았지. 이것도 졸꾸하느라 힘들었다ㅜㅜ 강사한테 혼나도 안 그만두고 매주 꾸역꾸역 갔다니깐.


28 : 역시.. 나님 클라스. 아 참! 데일리리포트는 꾸준히 쓰지?


38 : 물론이지. 10년 넘게 데일리리포트 써와서 벌써 집에 9권째 쌓여있어. 가끔 비 오거나 감성에 빠질때 내 기록을 보고 혼자서 추억에 잠기지. 버려야 하는데 아직 못버리고 있어.


28 :  딱 데일리 리포트 쓰기 10주년 될때 파티 한 번 해~ 그때 강의도 좀 하고. 그럼 재밌겠다!


38 : 오~ 그거 생각도 못했는데? 조만간에 데일리리포트 꾸준하게 쓰는 법 주제 정해서 강연한번 해야겠다. 만약 현장 강연 기회가 없으면 동영상으로 찍어서 SNS에 올려야지 뭐ㅎㅎ


28: 그래. 열심히 살고 있어서 보기 좋구만. 괜한 걱정을 했어~ 나는 주어진 시간동안 할 일에 신경쓰는게 답이군! 야. 앞으로 더 잘 되라. 죽을때까지 공부하는거 알제?


38: 하... 역시 나네. 잔소리~~ 매일 할 일이 있어서 나이먹는줄도 모르겠다~ 내 친구들은 40된다고 호들갑이다ㅋㅋ누가 보면 인생 다 산줄.  나는 그런거 신결 쓸 겨를이 없네~ 알겠다. 죽을때까지 배우고 나누고 공부하는 인생 살도록 하마. 이제 일하러 가야겠다. 그럼 ㅃㅇ


28 : 나도 독서하러 가야겠다. 수고~




10년후 내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달자기발견 아니었으면 언제 이렇게 시간을 내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감사하다. 이 기록이 잘 보관돼서 내 마음이 흔들릴 때 한번씩 보면 참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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