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기록을 남긴다

여러분은 글을 어떻게 쓰나요? 저는 글쓰기를 하기 전 직접 손으로 초안을 작성합니다. 바로 키보드를 치며 쓰려니 잘 되지 않더군요. 하지만 손글씨는 제 생각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느낌이랄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무 말 대잔치를 차곡차곡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손으로 글을 쓰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글을 쓰는 그 순간에 빠져듭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손으로 끄적끄적 쓴 초안을 보며 브런치에 타자를 치고 있습니다. 가끔 몇 사람이 '저는 아직 글이라는 것을 제대로 쓴 적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잘 하나요?'라며 물어보곤 합니다. 글쎄요, 글쓰기에 정해진 답이 있을까요? 시중에 나온 글쓰기에 관련된 여러 책에서는 명확한 글쓰기 방법을 제시하지만, 결국 형식을 떠나 글쓰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글을 쎴지만(예를 들어 서론-본론-결론 순서에 딱 맞춰 쓰기, 또는 각 문단마다 제목 짓기, 그림 첨부 등...) 가장 본질적인 것은 순수한 자신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 거라 봅니다.

글을 구성하다 예전에 쓴 일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당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글이 중구난방 하더군요. 하지만 당시의 기록을 읽어보니 지나간 추억도 떠오르고, 대부분 부정적인 이야기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였지만, 이 기록도 나 자신 이기에 일기장은 버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혹시 몰라, 다음에 글 쓸 기회가 있을 때 참고할지 모르니까요.

누군가는 제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글이 밥 먹여주냐? 글로 돈은 버냐?'라고요.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는 글을 배웠고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는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면 문맹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는 맥락으로 말하면 상대방은 자신의 생각이 그릇되었다는 점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마음에 깨달음을 얻었다 합니다. 자신도 뭐든지 기록을 남겨봐야겠다고 라고요.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매체는 글이요,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것도 글이요, 많은 사람을 일깨워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글이라 봅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명언이 있듯이, 글은 글 자체 이상의 강력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단 한 줄이라도 자신을 위한 기록을 남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쓴 한 문장이 훗날 여러분을 작가로 이끄는 씨앗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

펜과 종이만 있다면 모두가 작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