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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y 12. 2020

나의 가치관에 영향을 준 단 하나의 메세지

처음으로 냉정한 쓴소리를 듣게 되다.


10대 시절 부모님과 갈등을 많이 겪으며 성장했다. 센 척 하고, 겉으로는 강한 척 했지만 내면의 모습은 연약함 그 자체였다. 어린아이처럼 위로받고 싶었고, 암울했던 과거를 누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며 살아갔다. 누군가가 내게 조금이라도 엄한 소리를 하면 뒤에서 '지가 뭔데 날 알아?'라며 마음속으로 욕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 소리는 틀린 부분이 없었다. 내가 멘탈이 약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내게 쓴소리를 한 번씩 날렸을 수 있다.

결정적인 사건은 이랬다. 24살 여름, 페이스북을 통해 한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19살때 미국에 이민을 가셔서 30년 동안 미국에서 통역사 일을 하시는 분이었다. 음악을 너무 좋아했고,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여름, 겨울에 한국과 남미에 봉사하러 다니며 살고 계셨다. 그 당시 내가 관심있던 분야라 먼저 메시지를 보냈고, 연결이 되어 한국에서 열리는 뮤지컬 프로젝트에 스텝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거기서 미국분들과 짧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국 학생들끼리 트러블이 생길때 미국 선생님들은 언어 장벽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말 되는 내가 어쩔 수 없이 직접 중재를 하기도 했다. 어느덧 프로젝트는 끝이 나고 나는 다시 학원으로 복귀해야만 했다. 너무 힘들었다. 꿈같은 시간을 놓치기 싫었다. 갑자기 우울감과 멘탈붕괴가 오기 시작했다. 그 선생님은 나를 불러 이런 강력한 말을 날리셨다.


너는 멘탈이 너무 약해. 강해져야 해. 계속 우울할거면 당장 집에 짐싸서 가!
너는 그런 멘탈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현실 도피하지 마!


머리가 어지러웠다. 누구도 나에게 이런 직설적인 말을 건네지 않았다. 말로 뼈를 맞는다는 기분이 이런건가 싶었다. 그 때 내 주변 사람들은 나보고 '대단하다, 어려움을 견디고 많이 성장했구나, 열심히 산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런 강력한 말을 듣다니..자존심도 상했다. 당시 그 선생님이 너무 미웠지만 모든게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보니 유리멘탈로는 정말 세상의 시련을 이겨낼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학원으로 복귀한 후 매우 열심히 일했다. 대학때 전공과 다른 일이지만 그래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선배 선생님들의 지적에도 자존감에 스크래치 하나 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강해지자 라는 말을 하며 자신을 격려했다.

지금은 멘탈이 많이 강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피하고 싶은 문제가 있고 마주치기 싫은 단점도 있다. 그러나 어른다운 어른, 강한 어른이 되려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이것을 발판 삼아 더 성장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라는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하고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자신에게)거짓말은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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