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대해서는 처음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학원 설명으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나는 무조건 저렴한 곳을 원했기 때문에 내가 다니는 어학원의 부설 공용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좋은 환경을 원한다면 1인실 기숙사, 홈스테이, 방 구하기 등이 있다.)
잠깐! 설명하자면
유학원: 한국에서 유학의 수속을 도와주는 곳.
어학원: 내가 해외에서 언어를 공부할 학교.
방에는 기본적으로 옷장, 책상, 침대,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있고 작은 세면대가 있어 세수나 이 닦기 등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샤워를 하거나 화장실을 갈 때엔 공용시설을 이용해야 했는데, 샤워실에 1인실로 나뉘어지고 잠금장치가 있어 내가 샤워를 하고 있을때 옆에서 누군가가 샤워를 해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별개로 무척 창피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욕실 슬리퍼를 찍찍 끌며 다녔는데 어느 날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서, 누군가 내 방 문에 불어로 메모를 붙여 놓았었다.
네가 걸을 때엔 마치 커다란 코끼리가
지구를 뒤흔드는 것 같아.
너무나 프랑스 적인 그 표현을 사전에서 단어를 찾아가며 알아낸 그날 밤 나는 욕실 슬리퍼를 버리고
부드러운 소음방지 슬리퍼를 구입했다. 새벽에 잠을 깼을 어느 프랑스인에게 사과한다.
도착한 지 이틀째- 몇몇의 동갑내기 한국인 친구를 사귀었다. 정말 우연하게도 한국에서 같은 대학교, 같은 건물을 썼던 친구를 만났다. 전공은 달랐지만, 비가 내리던 대학 입학식의 운동장에 함께 있었던 것이다. (이 친구 하고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지낸다.) 그리고 또 다른 동갑 친구도 만났는데, 에피소드가 많은 이 친구 이름을 '봄이'라고 칭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