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앓고, 몸을 회복해가며 얻은 교훈

by 봄봄

이번달은 여러모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허리가 아파서 학원 수업 4시간이 무리가 될 정도라 한달 쉬기로 결정, 그 후로 꾸준히 정형외과 침과 물리치료를 병행해왔다. 그 결과 허리가 많이 좋아졌고, 이제 집에서 운동도 하고있으며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으로 근력운동 시작할 예정이다.

물리치료는 치료효과도 있지만, 그보다 물리치료사와 함께하는 30분간 상당한 심리진정효과도 있는 것 같다. 독일인과 말할 기회가 수업 밖에서는 잘 없고, 있다해도 나와 독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보니 그동안 독어 쓸일이 없었는데, 물리치료세션에는 오직 그와 나의 물리치료&독일어세션. 그래서 이런저런 대화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풀어가다보니 치료외에도 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도 있었다.


내 허리가 나은 후 신랑이 갑자기 감기에 걸려 몇 일을 앓아눕는 바람에, 주 내내 장보고, 약국가서 좋다는 약 사다먹이고 하다보니 매순간 독일어만 사용해야했다. 어떨 땐 문장으로 말이 안나와 단어만 사용하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지만 그냥 막 말해버렸다. 어차피 언어라는게 하다보면 느는거 아닌가... 세련된 구사가 안되더라도 통한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은 지금, 날좋은 오후 하는 공원산책이 좋고, 친구들 불러 함께 보드게임하고 맛난것 나눠먹고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매순간 멀티태스킹이 일상이 된 나머지 이 곳 독일에서 일없이 수업만 4시간 듣는 일상이 때론 지겹고 무료하기도 했다. 그래서 집안일만 하고 사는거 절대 못할 것 같고 답답하고 그랬는데, 이번에 절대안정, 치료집중해야해 3주 넘게를 쉬어보니, 쉼도 참 필요하구나 싶었다.

내일 스케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이럴거면 한달 더도 무리없이 쉴 수 있지 싶다.

이게 나에게 중요한 경험인 이유는, 난 도대체가 가만히 취하는 휴식을 누가 하라고 시간주고 돈줘도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냥 놀기만 하면 죄책감 들고 불안한..

뭐 딱히 하는 게 없더라도 일안하고 혹은 공부안하고 쉰다는 게 일종의 죄악, 혹은 뒤쳐진다는 공포로 다가온 것이다. 아마 한국에서 그 스피드에 맞춰 살던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아닐지...


맨날 유럽인이 휴가가 목숨처럼 소중하다, 삶의 일부다 하면서 별장가서 한달 쉬고 먹고 책보고 운동하고 이렇게 하는게 참 한가롭다 신기하다 했었는데, 1년에 그 시간에 왜 필요한지 알것 같다. 나를 돌보는 시간, 정말 필요한 거였다.


그걸 느꼈다는 게 이번 뜻하지 않은 휴식으로 얻은 교훈이다.

쉼도 제대로 몸관리도 제대로 하는 그동안과 다른의미로의 부지런함으로 잘 살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