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일 소도시 여행 - Monschau(몬샤우)

아헨 근교 나들이

by 봄봄

서점에서 NRW주의 여행명소를 소개한 잡지, 혹은 책을 보면 대부분 아이펠 국립공원을 추천한다. 한국에서도 스트레스를 풀기위해서나 여가시간을 보낼때 주로 하던게 여행이었기 때문에, 이 곳 독일에서도 국내여행 갈 만한 좋은 곳이 없을까 찾다가 아이펠 국립공원을 발견했다. 하지만 자전거 하이킹을 하거나 차로 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이곳에 가기엔 아헨에서 너무 오래걸려서, 대안으로 몬샤우라는 작은 도시를 발견, 이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 곳이 워낙 작은 곳이라 한국 블로그에는 소개된 곳이 거의 없었고, 구글에서 사진을 찾아봐도 '우와~'할만은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기에 출발.


그런데 도착해서 본 이 곳은 동화속 마을같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우선 아헨에서 몬샤우 가는 길은 부스호프에서 66번을 타고 가는게 가장 간단한것 같다. 그런데 이 버스는 좀 많이 도는 편이라 각자 위치에서 구글맵스 활용해 가장 빠른 방법을 선택해 가면 될듯.

때가 꽃피는 4월이라,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에 나무와 꽃들이 어찌나 예쁜지 지루한 줄 몰랐다. 아헨이 생각보다 커서 아헨 외곽의 집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1시간 여 달려서 도착한 몬샤우는 그림 같았다.

주차장도 귀엽고, 표지판도 귀엽고...

마을 전체가 검은 지붕에 검정 테이브 삐뚤하게 붙여놓은 듯 검정, 회색,흰색으로 통일되어 있어, 사진으로 찍으면 컬러감이 없어 투박해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아헨과는 전혀 다른 옛날 유럽마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평생을 독일에 산 신랑도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라고 독특하다고 하더라.

마을이 분지지형이라, 입구 어귀를 걸어들어가다보면 야트막한 언덕배기 산으로 둘러싸여 흙과 이끼벽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데 참 예뻤다. 인포메이션 센터도 있지만 지도만 한장 받아서 슬슬 걷듯이 산책하며 구경하고, 들어가고 싶은 가게 생기면 들어가서 구경하고, 하면 되는 곳이다. 체류시간은 3~4시간이면 충분히 볼 듯 하다.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꼬마열차도 있는데, 걷는게 더 천천히 여유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쭉 발길 닫는대로 걸었다. 작은 골목길 구비구비 걷다 보면 이 마을에 사는 주민들 집도 구경하게 되는데, 문이며 창문에 화분이며, 작은 정원들을 어찌나들 정성껏 아기자기 꾸며놓았는지, 동화 속에 온 것 같아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특히 이 곳을 관통하는 개울이 있는데, 오랜만에 보는 물줄기가 시원해 기분이 더 업이었던 것 같다. 아헨이 내륙이라 바다를 보려면 벨기에나 네덜란드까지 나가야 하는데, Rursee까지 연결된다는 이 개울이라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시원히 씻겨내려가는 기분. 산도 좋지만 물도 좀 봐주고 싶은 갈증에 잠시나마 단비였던 시간.


신랑이 예전에 선물받았던 몬샤우 Senf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기에, 이 곳에서 젠프도 몇 통 사왔는데, 포장도 예쁘고 맛이 끝내준다. 다녀온지 얼마 안된 지금 벌써 많이 사라진 상태..ㅎ


한참 걷다 당 떨어져 들른 까페에서 샐러드와 케익 먹고 원기 충전한 후 분지지형을 굽어볼 수 있는 산에 올랐다. 산이라기엔 그렇고 야트막한 언덕같은데, 경사가 꽤나 가파르지만 10~15분 정도 올라가면 몬샤우 전체 전경을 볼 수 있는 뷰포인트들이 있는데 이 곳에서 보는 뷰가 절경이다.

몬샤우 와서 이 뷰를 놓치면 많이 아까우실듯...


전망대에서 더 올라가면 하이킹 코스가 잘 되어있는 것 같았다. 실제 더 높이 멀리 오르는 등산복 차림의 독일인들도 많았고.

집전체를 일박 100~150유로 정도에 빌려준다는 광고도 곳곳에 많았다. 바로 위 사진도 그런 집 중 하나. 내부사진 보니 넘 이쁘더라. 한국에서 양평 가평 이런데 1박으로 친구들이랑 엠티가듯 돈 모아서 몬샤우 1박 엠티 다녀오면 저렴하니 제대로 놀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마을이 넘나 이뻐서 한국드라마 여기서 한번 찍으면 진짜 동화같이 나올 것 같다고 신랑과 계속 얘기함..그럼 한국인 관광객으로 가득찰듯..ㅎ


아헨에서 반나절 혹은 도시락 싸들고 한나절 나들이하기엔 딱 좋을 것 같은 장소다.

앞으로도 독일 소도시 이곳 저곳을 부지런히 둘러보며 이곳의 매력을 찾아보려 한다.

사실 한국에 보고 즐길 것이 더 많긴 하지만, 이곳엔 이쁘고 멋진 가게, 구경거리, 맛집은 없어도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보이던 자작나무 숲의 나무가 너무 빽빽하고 키가 큰 나무가 가득해서, 연신 감탄사가 나왔었다. 모든 나라에 다 자신만의 매력이 있을텐데, 차갑고 재미없어 보이는 독일에서 이제는 슬슬 이곳의 매력을 찾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도시 내의 작은 꽃나무를 통해 느끼는 자연이 아닌, 대자연을 맘껏 느끼며 이 곳 저 곳 다니고, 느껴봐야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