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기 좋은 도시
마요르카 여행 전에 신혼여행을 마요르카로 다녀온 지인에게 물었다. 어디가 제일 예쁘고 좋았냐고.
바다, 그리고 발데모사 라는 말이 돌아왔다. 팔마는 생각보다 볼게 없었다고.
그래서 큰 기대는 않고 갔던 팔마 시내는, 나에게는 너무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줬다.
우선 팔마 중앙역으로 가면, 지하철역이 서울 지하철과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며칠 동쪽 해안에 짱박혀 있었더니 역에 도착하니 촌스럽게 '아 여긴 도시구나'란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에스컬레이터도 양방향으로 총 4개가 있고, 사람들이 많이 바빠 보였다. 잠시 서울같다는 생각을 했다.
팔마 중앙역 내부에 lock and go 라는 luggage drop 가능한 장소가 있었는데, 짐 있으신 분들은 여기 맡기시면 편히 여행가능하다. 일 요금이 4-5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 짐을 맡기면 지도를 무료로 하나 주는데, 우리는 그 지도에 표기된 도보여행 코스와 자전거 여행 코스중 도보를 택해 다녔다. 결과적으로는 예쁜 거리만 쏙쏙 뽑아 보게 되었다는.
팔마 시내의 경우 반나절 정도 투자하면 충분할 것 같다. 내 경우 4~5시간 정도가 걸렸다.
길을 걷다 마주친 이쁜 가게 es rebost.
간단한 식사나 커피는 이곳을 추천한다. 팔마 시내에 여러개의 체인이 있는데, 유기농 음료와 식사를 준비하고 내부 인테리어 및 음식 데코가 예술이다. 깔끔하고 이뻤던 가게.
팔마 성당 근처로 걸어오다보면 이런 가로수길을 따라 양옆에 늘어선 맛집, 쇼핑샵들, 그리고 너무나 예쁜 집들을 만나게 된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도, 그 안에 커피숍도, 성당을 둘러싼 바다 뷰도 환상적이었다. 팔마 대성당이 팔마시내의 must see임에는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듯.
그동안 내가 봤던 어떤 성당보다 '따뜻한' 느낌이었고, 벽의 색이 이렇게 온도를 표현할 수도 있구나, 란 생각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곳이다.
성당구경을 마치고 다시 걷는 길은, 골목골목이 다 너무 예뻤다. 쇼핑하기도 좋아서 몇군데 들어가보기도 했는데, 스페인 브랜드라며 들어갔던 Desigual.. 나로서는 소화불가능한 알록달록 꽃무늬와 난해한 디자인이 많았으나 잘건지면 특이한 이쁜 애들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취향에는 massimo dutti가 제일 무난하고 깔끔하니 이쁜것 같다. 팔마매장은 궁전같이 꾸며두었는데, 성을 구경하는 기분으로 한층한층 올라가다 보면 매장을 다 돌아볼 수 있는 구조였다. 참 디스플레이랑 동선을 잘 짰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이 브랜드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들러보시길 추천 =)
아직 바르셀로나를 못가봤는데 바르셀로나 가우디 건물 비스무리한 느낌의 이런 외부 스테인드글라스 건물도 만날 수 있었고..
계속 걷다보면 이쁜 샵과 거리, 광장까지 쭉 만나볼수 있었다.
하몽의 나라답게 정육저 클라스도 남다르고, 이쁜delikatessen 가게도 만나볼 수 있었던..
팔마구경 후에는 다리가 너무 아팠지만, 눈이 너무 호강해서 4시간여 시간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사람들도 활기차보여서 서울시내의 어느 거리를 걷는듯한, 데이트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독일 여느 도시와는 다른 그 만의 매력이 팔마에는 있었다.
팔마 드 마요르카를 간다면, 시내 도보여행은 꼭 빼놓지 마시길. 거리를 걷다보면 안익태 선생의 기념비도 발견할 수 있다.
마요르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셨다고 하는데, 이런 이역만리에서 한국인의 이름과 한국말을 발견하니 어찌나 반갑던지..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한번쯤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