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 & 핀에어 & 공항근처 스칸딕 계열 호텔 후기
지난번 토론토 스탑오버 여행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으로 가는 도중 헬싱키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요즘 핀에어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유럽으로 진입할 수 있는 항공사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하는데, 정말 헬싱키에서 한국까지는 8시간 30분 정도가 걸려서 비행하기 편했다.
독일에 사는 경우 많은 이들이 한번에 간다는 편리함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인천 직항 노선을 이용하는데, 나의 경우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기차비와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한번에 11시간 12시간을 가는게 너무 부담스러워 핀에어를 처음으로 탑승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서비스와 전반적 비행경험 모두에 매우 만족한다.
2019년 3월까지 한국출발 유럽행 비행기에 대한 핀에어 프로모션 기간이라고 하니 많이들 활용하시길.
한국-유럽 왕복 항공권이 대부분 70만원대더라. 좋은 가격인듯.
각설하고.
핀에어로 뒤셀도르프-헬싱키-인천으로 가는 여정에서 헬싱키 1박을 할 경우 비행기 가격은 약 60유로 정도 저렴했다. 마침 공항 근처 호텔이 조식포함 60유로 가량 하기에1박 일정을 선택, 이렇게 나의 헬싱키 여행이 시작되었다.
북유럽이라...
그동안 북유럽 좋다 좋다 얘기만 들었지 이쪽으로는 한번도 와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때는 11월.
북유럽은 여름에 가는게 좋다는 말을 들어서 날씨 걱정을 좀 했는데 웬걸, 온도는 독일과 별 차이가 없기에 일단 걱정은 접어두고 출발.
막상 가본 11월의 헬싱키는 바다를 접하고 있어 위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춥지 않았다. 겨울 헬싱키 오시는 분들 안심하시고 오시길. 다만 수오멘린나 갈때 바닷가로 가자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서 좀 힘들었다는...이 얘기는 다음 후기때.
저녁 9시가 넘어 반타 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호텔은 셔틀이 무료인 곳, 공항과 가까운 곳, 깔끔한 곳 이렇게 3가지만이 조건이었고, 예산 안에서 검색을 했다. 스칸딕 아비아 콩크레스 호텔이 당첨되었고, 공항에서 약 10분이면 무료셔틀로 이동 가능하다.
반타공항은 내리자마자 화장실 표시 로고조차 귀여워 이래서 북유럽 디자인, 북유럽 감성 하나? 싶게 너무 깔끔했다. 어느 방향으로 나오든 셔틀정류장을 만날 수 있고,(셔틀 정류장이 2군데 위치)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셔틀버스엔 오직 나 뿐이었다. 우간다에서 왔다는 운전기사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호텔에 도착. 그의 핀란드 이민기를 들으니 내 독일 이민기가 떠오르며 급 공감...타지에 산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ㅠㅠ
그의 따뜻한 환송을 받으며 기분 좋게 호텔로 입장...핀란드...일단 첫인상 너무 친절하고 좋았어!
알고보니 Scandic 계열 호텔이 꽤나 많았고, 내가 머문 곳은 그 많은 체인 중 하나였다. 아마 다른 호텔도 컨셉은 다르겠지만 같은 곳에서 운영하기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다. 실제 셔틀 정거장 이름이 다 너무 스칸딕 스칸딕거리며 비슷해서 뭐지, 했었다.
호텔에 들어선 나는 그야말로 대.환.호.
오마이갓.
뭔데?!왤케 아늑해 ?왤케 이뻐?
쥐새끼 한마리 안보이던 공항근처 길가와 달리, 사람들이 북적하고 조명이 넘나 따스히 세팅된 호텔 로비와 레스토랑은 나의 맘을 사로잡기 충분했던 것.
잠시 호텔 사진 감상하시죠...
호텔 이용객은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사우나를 하겠다는 나의 야심찬 계획은 알람설정이 '평일'로 되어있는 관계로 울리지 않아 무산되고... ㅠㅠ 이날은 주말이었다는 ㅠ
체크인 할 때 로비데스크 직원의 완벽한 영어는 날 한없이 편안하게 했고, 잠시 핀란드가 영어교육 1번지라는 어디선가 봤던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정말 그녀의, 그 이후 여행하며 만난 핀란드 사람들의 영어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발음에 악센트가 1도 없어...
이런 편안함을 영어권 국가가 아닌 곳에서 느끼다니 유럽이 다 같은 유럽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내가 너무 독일을 전체 유럽으로 일반화했던건 아닌지, 유럽은 다국가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연합이라는 걸 몸소 체험한 시간..
영어에 더해 그들의 친절은 정말 놀라웠다. 핀에어 타고 오면서 미소짓는 승무원의 모습과 친절한 서비스에 한번 놀라고, 호텔에서 두번 놀랐다는거. 핀에어 및 핀란드 관련 상품은 앞으로 자주 애용할 것 같다.
물론 여기도 내가 정착하고 살면 답답한 일도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어딜 가든 흐르는 공기같은 친절이 날 너무 편안하게 했다. 독일에선 왠지 모르게 늘 경직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사람들은 물론, 공간 구조나 여러 모습들에서 다 배려가 느껴져서 여기 살고싶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방에 들어오니 자작나무숲의 나라답게 완전 나무로 통일된 초 미니멀한 군더더기 완전 삭제한 듯한 모습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완전 대박 멋진 인테리어야 화려해! 하진 않았지만 미니멀하고 깔끔한데 있을 것 다있는 청결한 방이 난 너무나 맘에 들었다는 거.
답답해서 창문을 열고 싶었는데 커튼을 치면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일 걱정은 1도 안해도 되었다. 이렇게 작은 사이드 창문을 열면 검은 모기장같은 처리가 되어있어서 바람은 통하되 밖에서 안이 보이는 걸 막아주었다. 브릴리언트..!!
침대에 편히 누워 이리저리 살펴보고 휴식을 취했다. 방에 웰컴 드링크가 없어서 응? 했는데 핀란드 수돗물은 세계1등 청정 수돗물이라 걍 마시면 된단다. 세계 1위라니...
커피포트는 없었지만 복도 개수대에 100도 물을 받을 수 있는 탭이 있었다. 거기서 물을 받아 차나 컵라면 먹고 마실 때 유용하게 사용가능해 불편함은 없었다.
이렇게 깔끔한 방에 조식 포함, 에어포트 셔틀 무료까지 1박 60유로면 물가 비싼 북유럽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었나 싶다. 실제 부킹닷컴 등의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의 한국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평이 매우 좋았고.
공항까지 10~15분, 공항에서 시내로 30분이면 갈 수 있으니 새벽이나 밤비행기 타시는 분들은 이용하기에 좋은 호텔일 것 같다.
이렇게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핀란드에 대한 설렘을 안고 잠들었던 하루.
스탑오버 여행은 크게 준비하지 않고 가볍게 새로운 도시를 둘러보며 그만의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 드라마 미리보기 같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