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의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시절 ...
요즘 재밌는 드라마 꽤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보고 있는 몇 드라마에 대한 짤막 후기.(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입니당)
1.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첨에 드라마 티저 보고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겠거니, 했는데 아니고 게임 얘기였다.
평소에 딱히 현빈을 좋아하지 않아서 시험삼아 1회를 시청했는데, 웬걸 -
완전 재미진거...
이후로 드라마 자체의 내용에 빠져든건 물론이고 현빈도 내맘속에 저.장. 상태.....
작가가 이런 특이한 소재의 드라마를 많이 썼다고 하던데 담에 그의 전작들도 찾아봐야겠다.
2. 스카이 캐슬
요즘 시청률 고공행진 중이라고 들었는데, 갈등관계가 많고 미스테리해서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
마약같은 드라마.
내용이 교훈적이지도 않고 좀 막장의 스멜이 느껴지나, 대한민국 입시지옥에서만 가능한 소재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매회의 마지막이 이 드라마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원동력인듯.
염정아는 '완벽한 타인' 보고 연기 참 잘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드라마에서 '곽미향' 연기 제대로다. 진짜 곽미향 그 자체가 된것 같다. 미세한 감정 표현이 대단하다고 밖엔....
'나의 아저씨'에서 예쁜 아줌마같다고 생각했던 오나라도 감초 역할 제대로 하고, 김서형의 악역 연기는 진짜...대박이다.
김서형 그녀 외에 아무도 김주영 선생을 이렇게 잘 표현하지는 못할것;;
'어머니 제 말씀을 들으셔야 합니다'
음성 지원 제대로임... 진짜 여기서 살짝 미친 것 같은 그 음산한 웃음이나 씨익-입꼬리 한쪽만 올리는 웃음, 이런 연기할 때 소름이다. 그냥 화장하고 방송할땐 예쁘기만 한데 저렇게 머리 쪽지고 김주영 선생 연기하니까 너무 소름끼치고 무서워....
하지만 어른들 못지않게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 것은 아역들. 예서 vs 혜나 대립구도는 현재 이 드라마를 끌어가는 중심인데 예서도 못되 처먹은 역할 잘하지만 혜나는 진짜 아이같지 않고 눈빛이나 표정이 너무 무섭다. 이쁜데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어두운 느낌.
지난 주 마지막회가 혜나 떨어지는 장면이었는데 웃으면서 테라스 돌아다니다 순간 음소거 되면서 풀샷으로 떨어지는데 완전 소름. 순간 눈 깜빡임도 정지.
심장을 쓸어내렸는데 이번주 어떻게 될지...
드라마 1주일씩 기다린 적 없는데 이 드라마는 궁금해서 기다리게 됨...
다른 시청자들도 다 이런마음으로 드라마 시청중일듯.
3. 남자친구
송혜교와 박보검의 만남이란것 만으로 기대가 되었던 작품.
송중기와 결혼 후 첫 작품을 신랑과 호형호제하는 보검이와 한다는 것도, 나이차이가 어마무시하다는 것도 첫회를 보게된 이유였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둘의 케미가 느껴지거나 로맨스가 부러워서 감정이입된다거나 하지는 않고, 보검이도 구르미보다 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나이차이가 너무 느껴져서 공감이 안되는 중... 송혜교가 이모같다...
그치만 첫회에서 이 드라마 주제가와 함께 혜교 보검 춤추는 장면은 너무 좋았다. 쿠바의 뷰포인트에서 둘이 있을때 박보검이 자꾸 웃으니까 '왜 웃어요?'란 질문에 '귀여워서요'하는데 나도 모르게
'보검아 이러면 안돼~~!!!'를 외치던 나; 심쿵하던 분들 많았을듯.
이때의 설렘을 계속 이어갔더라면 좋았을 걸...지금은 좀 늘어져서 안보게 되는 중...
또 새로운 드라마들이 곧 많이 나오는 것 같던데...
한지민 언니의 새 작품도 기대되고...
한때 드라마 작가를 꿈꿨던 나로선 이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작품을 만날때마다 다시 작가병이 도진다...
아 나도 써볼걸..더 젊었을 때 해볼걸...하는-
실제 직장 다니면서 그 빡센 와중에 방송작가 협회 교육원 가서 초급반까지 수료했었다.
대본을 한번 써보니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그때 강의 하셨던 작가선생님과, 같이 수업듣던 같은 조 작가지망생 언니들은 잘 지내려나...
그 중 정말 작가의 꿈을 이룬 사람도 있을까...?
그 당시 자본주의의 사회에 맞서 인본주의의 사회로 가기 위해 드라마를 쓴다고, 드라마 안에 시대상과 인생과 인간이 있다고 하셨던 쌤 생각이 나네...
그 때문에 한동안 인본주의에 꽂혀 살았었지...
문득 추억에 젖어본다.
참, 이때 교육원에 들어가려면 서류전형 및 면접을 통과해야 했는데, 면접관이 실제 드라마 작가분들이셨다.
나의 면접관은 무려 김남길 손예진 주연의 <상어>를 쓰신 김지우 작가님.
와 진짜 면접본다고 마주 앉는데 무슨 연예인 본 마냥 덜덜 떨렸던... 나도 모르게 정말 잘봤다고 팬이라고 해버림...ㅋ(상어 나의 인생드라마 중 한편...)
솔직한 대답 덕분인지 면접 통과해 교육원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때 통과 자체보다 당일 만난 수많은 작가 선생님들이 나에게 사건으로 남았었다. 허준 작가분 등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걸출한 작가분들이 많으셨다.
쓰고 보니 참 내 젊음이 펄떡여 뭐든 해보고 싶던건 다 도전하고 바쁘게 살던 시절이 있었구나.
요즘은 동선도 작아지고 집순이가 되가는 듯...
간만에 추억에 젖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