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새해맞이-Silvester

by 봄봄

올해 새해맞이는 가족끼리 조용하게 하기로 했다.

맛난 저녁을 먹고, 신랑과 함께 라인강으로 11시 반 쯤 출발해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오만 사람들이 무리지어 라인강으로 걸어가는데, 걷다보면 또 한 무리, 걷다보면 또 한무리씩 골목골목에서 나오니 흡사 좀비같아서 놀랬다...(어제 본 알함브라궁전의 좀비가 한몫 한듯;;)


그만큼 많은 이들이 주로 가족단위로 그룹을 지어 라인강으로 이동하는데, 뭔가 슬슬 신나기 시작...

아직 새해가 밝으려면 몇십분 남았으나, 이미 저 멀리 알슈타트, 오버카셀 쪽엔 폭죽이 한창 터지고 있었고, 그러다 새해가 땡!하고 밝자 아주 하늘이 반짝반짝 난리가 나는데 정말 너무 예뻤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올드타운쪽 회전관람차와 성당을 배경으로 멋진 불꽃놀이쇼가 펼쳐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와아~와아~를 연발하며 장관을 관람했다. 사람들 모두 껴안고 키스하고 젝트를 마시며 새해를 축하하고, 어린애들 어른 할 것 없이 다들 폭죽을 날렸다.


첨엔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우리가 서있는 쪽에서 누군가 쏘아올린 폭죽을 보려고 고개를 든 순간, 뭔가에 심하게 눈을 맞았다. 그야말로 누가 주먹으로 눈두덩을 가격했거나 하늘에서 날아오는 돌에 눈을 맞은듯 너무 아팠는데, 난 혹시 불꽃일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시력에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눈이 많이 부어오르고 너무 아팠다.


이후로는 불꽃놀이를 즐길 수가 없어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뒤를 돌아보니 폭죽을 하도 터뜨려서 주변이 뿌옇게 연기가 차서 시야확보가 안되고 정말 너무 위험했다. 무슨 전쟁통에 화약터지듯 매캐한 탄내와 황산 가스 냄새가 온 라인강변에 가득했고, 강가 공원을 지나 집쪽으로 가는 길에도 온통 폭죽을 터뜨리는 바람에 집에 가는 걸음걸음도 지뢰밭 걷는 마냥 조심해야 했다.


이미 하늘에서 날아온 파편에 눈을 맞은 후 겁이 난 나는, 집에 가는 내내 주택가 한가운데서 펑펑 터지는 불꽃이 너무 무서워서 급히 벽에 붙어 신랑을 재촉해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길도 얼마나 험난하던지..진짜 삽시간에 공기가 그렇게 안좋아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

그런데 그런 폭죽들을 다들 자기 집 앞에서 어린 아이들과 같이 가족단위로 터뜨리고 있었다. 잘못해서 다치면 어쩌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걸음을 재촉해 집에 와서 밝은 빛 아래 눈을 비춰보니 눈두덩이 무슨 다래끼 난 애처럼 심하게 부어서 씻고 약을 발랐다. 분명 뭐에 맞은건 맞는데 뭐였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쏘아올린 폭죽의 플라스틱 파편같은데, 혹여나 불꽃이 눈에 들어갔으면 어쩔뻔했어... 다행히 좀 부어오르고 약간의 통증이 있는 정도고 약바르고 한숨자고 일어나니 이제 멀쩡하다.


연초에 이렇게 불꽃놀이 하는건 독일의 문화 혹은 전통인데, 예쁘긴 한데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길바닥에서 터뜨리다 보니 사고의 위험이 있다. 더 크게 불꽃이 터지게 하려고 불안정한 공정을 거친 폴란드나 체코 등 동유럽의 폭죽을 터뜨리기도 하는데 이 제품들은 위험하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우리집 바로 앞에서 엄청나게 큰 폭죽이 계속 터지는데, 신랑이 보고는 이건 백프로 동유럽산 폭죽이라고 했다. 개인이 쏘아올리는 폭죽이 그렇게 크게 터지다니,,아름다웠지만 집안에 있음이 감사했다.(안전이 제일... ㅠㅠ)


올해 볼 불꽃은 다 봤으니 내년부터는 조용히 창밖으로 불꽃놀이 구경하며 보내려고 한다.


새해맞이 후 푹자고 떡국으로 가족 다같이 둘러앉아 식사도 하고 했으니 1월 1일 보람차게 잘 보낸 것 같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에의 복귀. 2019년 잘 살아봐야지. 크리스마스 주말부터 시작된 긴 연휴덕에 충전 제대로 했다.

모두들 행복한 연말, 2019년의 첫날 보내셨길 바라면서...해피뉴이어! 다들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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