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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men Thyssen 뮤지엄 (카르멘티센 뮤지엄)

말라가의 숨은 보석같은 곳

by 봄봄

이번 말라가 여행에서 숙소를 시내 한복판에 잡아 피카소 뮤지엄이 바로 옆이었다.


피카소가 말라가에서 출생해서 그의 생가도 이곳에 있다. 관심이 있었으나 미술관에 있어 내 방문 1순위는 피카소 미술관이 아닌 카르멘 티센 미술관이었다.


이름도 들어본적 없던 곳이나 말라가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곳에 대해 알게되었는데, 19세기 스페인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두었고 작품의 배경도 안달루시아 지방이라고 했다.

이번여행의 일정이 3일밖에 되지 않아 안달루시아 지역을 폭넓게 돌아볼 수 없기도 했고, 인상파화가들의 빛이 가득한 그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안달루시아의 아름다운 햇빛이 화폭에 어찌 표현되었을까 너무나 궁금했다.


그래서 시간이 3시간가량 주어졌을때 주저없이 이곳으로 향했다.




총 4개 층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각 층마다 다채로운 작품들로 채워져있다.


입장료는 10유로, 학생은 6유로고 저녁 8시까지 개관하여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IMG_20190508_172242.jpg 미술관 외관

내가 독일에서 왔다고 하니 짧은 독일어로나마 인사를 건네는데, 스페인사람들 참 친절하고 정겹다.


여행 내내 너무 좋았다, 그들의 웃는 모습과 부드러움이..






내부로 들어서자 중정같이 중간에 빈공간을 중심으로 사각형 모양으로 전시실이 배치되어있었는데, 오디오가 무료로 포함되어 탐험을 하는 기분으로 0층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


대체적으로 안달루시아 지역 서민들의 일상을 담아냈는데, 이곳에 햇빛이 풍부하고 색이 선명하며 바다를 끼고있다 보니, 어선을 타고 고기 잡으러 가는 모습이나, 아낙네들이 물고기를 말리거나 햇빛에 빨래를 말리며 집안일을 하는 모습 등 일상의 풍경을 자연과 함께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


보는 내내 인간은 얼마나 자연과 동화되어 사는가, 자연과 인간은 함께로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바다의 사계절과 아침 점심 저녁을 그려낸 작품 앞에서는 그 어떤 사진보다도 감동을 받았다. 하루종일이라도 바라볼 수 있을것 같았던 바다의 풍경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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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오디오설명도 이해를 많이 도왔고, 너무나 신선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많아 보는 내내 눈 호강을 했다. 어릴 때 예쁜 삽화가 가득한 동화책을 두근대며 한장한장 넘기는 기분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바다와 산의 여러 순간을 아름답게 담아낸 2층의 전시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곳에 여성들의 드레스 빛깔이나 햇빛에 비친 정원을 그린 사진들 앞에서는 정말 탄성이 나왔다.

어떻게 찰나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분명하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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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를 입고 환히 웃는 여인의 그림은 한참이나 보고있었는데 사진을 찍지 않았다.


그 그림의 색감이 도저히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다.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스페인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한다.


그 외에도 저녁의 바닷가 풍경, 여성들의 현대적인 모습을 담은 작품 등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인상파 작품과 안달루시아 지역의 색감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방문하기를 권하고 싶다.


3시간을 둘러봤는데도 시간이 부족해 꼭대기층은 자세히 조지 못해 아쉽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저녁 8시인데도 여전히 활기찬 말라가의 시내.

햇빛과 사람들의 활기참이 정적이고 흐린 독일 분위기와 비교되며 더 환기가 되었던 시간이었다.


여행지에서의 미술관 관람은 시간이 아깝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미술이 그 여행지를 보는 시선을 제안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시간.


스페인 작가들의 작품과 안달루시아 관련 책들도 탐독해볼 예정.


참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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