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요리는 여행가서만 먹는 걸로
며칠전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꼭 처리할 일이 있어 처리한 후 어제 저녁, 안땡기나 일행의 요청으로 저녁을 샐러드로 해결했다.
샐러드를 무슨 양푼에 한 바가지 주는데, 역시 다 먹지 못한 나는 남은 걸 싸들고 오늘 아침으로 먹었다.
그런데 오후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거다.
샐러드는 밥같지 않은건 나만 그런가...?
샐러드 한 바가지를 앞에 놓고 밥 한끼라고 먹고 있는 독일애들을 보면 참 그저 신기하다.
샐러드는 양식 먹을때 에피타이저나 사이드로 먹는 거 아니었어..?
몸이 너무 안좋아서 쉬어야 하나 생각하던 와중에 그래도 뭔가 뜨끈한거 먹으면 좀 낫겠지 하고 한식당 가서 국물요리 한그릇 클리어하고 나니 훨~~씬 낫다.
뜨끈한 게 속을 데워주니 좀 살것도 같고...역시 나에겐 국물 혹은 밥이다.
이 식성이라는게 도무지 바뀌지가 않는것 같다.
신랑은 평생을 빵 먹어 버릇하다보니, 저녁에 오만 재료 다 펼치고 요리하는 나를 보면 왜하나, 한다.
요리는 가끔하고, 저녁에는 빵을 먹으며 가볍게 깨끗하게 살자는게 신랑의 생각.
나도 솔직히 그럴 수만 있으면 아침에 오트밀, 저녁에 빵으로 살림 안하고 장도 안보고 나오는 설거지라곤 그릇에 포크 하나로 간소하게 살고 싶다만 먹는건 내 의지보다 내 몸과 습관의 힘이 더 센걸 어쩌겠나...
덕분에 요리 불모지 독일에서 참 고군분투하며 이것 저것 해먹는다.
그야말로 살려고 하는것. 요알못이었던 내가....지금은 살려고 요리를 한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파야지 별 수 있어;
한식은 어떻게 해도 양식보다 조리과정이며 재료며 복잡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요령껏 들 힘들게 하려고 애쓴다. 미리 마늘도 다져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고, 김치 양념은 한번 할때 왕창해서 남은 거 소분하여 냉동실에 얼려서 담에 김장할때 절이기만 하면 끝나게 하고, 곰국도 끓이면 한바가지 끓여서 냉동실행-
레시피도 최대한 간단한 애들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고...
그래도 양식이나 빵문화의 간단함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오늘도 또 살길을 찾아본다.
한국에서 점심시간이면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식당에 가서 음식은 보통 10분 이상을 기다린 적이 없으며, 온갖 다양한 식문화가 넘쳐나 항상 새로운거, 맛있는걸 시도할 수 있었던 때가 참 좋긴 했던 것 같다.
물론 그 먹는 와중에도 핸드폰은 울리고, 들어가 처리할 일 생각에 소화가 안되기도 하고, 급히 먹느라 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밥 한그릇 자체가 위로가 되고 고민거리가 아니던 시절의 장점은 참 컸다는 걸 요즘들어 느낀다.
독일의 장점이 참 많다. 일하는 문화, 휴가기간, 사생활 보호 등등 침해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이 곳엔 많다.
하지만 먹는건 한국을 따라갈 수 없다. 나는 독일인이 아니기에...
그래서 그저 어디에 살든, 각각의 장단이 있으니 거기에서 적응하면서 좋은 점을 누린다는 기분으로 살기로 했다.
좋게 생각하자고- 스스로 다독이는 중.
샐러드 먹고 힘들었던 어느 날의 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