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재미없고 피곤한 어느 날의 기록

by 봄봄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단조로워져서 그런가...

올해 들어 유난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 벌써 5월이라니 이제 0.5살 또 먹었구나.

한국 한번 다녀오거나 장기여행 다녀오거나, 누구 만나고 하면 그런 이벤트들이 하나의 랜드마크처럼 시간을 좀 구분해주고 삶이, 일상이 다채롭다고 느낄텐데, 요즘 내 카드내역서를 보면 슈퍼마켓 빵집 데엠 정도가 다고 매일 장보고 해먹고 판트 버리는게 일이다보니 회사일 하고 집에 왔는데 집도 회사처럼 시스템이 있는 느낌?


오늘도 집에 와서 너무 피곤한데 배는 고프고 해서 밥해서 신랑이랑 먹고, 어제 돌린 식기세척기 정리하고, 내일 먹을 점심 준비에, 집 쓰레기통 및 정리정돈 좀 하고 내일 아침 나가면서 버릴 쓰레기 싹 정리해두고(엘리베이터가 없으니 한번 나갈때 다 들고 나가야지 오르락 내리락 허리아픔) , 요즘 잠도 부족하고 몸이 허해서 영양제에 홍삼까지 챙겨먹고 화장실 청소도 대충하고 나니 내 퇴근 후 시간이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이 채워지는 일들을 보면 그 역시 빡센듯...


목요일 저녁이라 유난히 피곤한건지 모르겠지만 참 사는게 바쁘다는 생각. 코로나땜에 외식을 못해서 장보고 해먹는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고, 원래 쓰지도 않지만 이런 시기에 청소아줌마를 쓸 수도 없는데 업무 외 시간은 주말까지 거의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 청소량과 쓰레기는 늘어나고, 장 한번 볼때마다 마스크에 줄에 들어가서도 빨리 장보기 힘드니 시간도 오래걸리고...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활동에 써야하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그래서인가...

한국에 요즘 좀 lockerung이기도 하고 많은 친구들이 까페가고 레스토랑 가고 하는거 보니까 급 '맞어 저런데 가면 기분전환되고 좋았는데...' 싶으면서 이쁜 까페, 분위기 좋은 공간, 서비스가 존재하는 한국이 너무 부러워졌다.

독일이 지금같이 실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복지정책도 잘 되고, 먹고사는 걱정 안해도 되는 그런 나라인건 맞는데, 그런데 진짜 딱 먹고사는거만 걱정 안하는거지 뭔가 즐기고 환기할게 없다. 인생이 진짜 딱 기본은 해결되는데 다채롭지가 않고 온통 실용성에 집중해서 재미없게 산다고나 할까. 코로나 전에도 그랬는데 지금은 뭐 그냥 먹고 일하고 시간나면 마스크끼고 어디 가서 한바퀴 산책이나 하고 그러면서 몇 개월이 지나니 이게 뭔가 싶고 이렇게 재미없게 내가 조금씩 늙어가나 싶은게 좀 우울할라 그러네. 비약이 심한가. 인생 길지도 않은데...


다행히 오늘 전국적으로 레스토랑과 호텔이 5월 중 문을 연다는 소식이 들린다. 2te Welle의 시작인지, Exit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도 독일내는 일부 허용된다니 이제 조금은 Normalität를 기대해봐도 좋을지...


거주국가에 대한 고민이 다시 되던, 이런저런 일에 머리가 좀 복잡한 어느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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