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헨공대는 기말 시험기간이다. 아침 8시부터 도서관 앞에 줄을 서있다고. 우리신랑도 요즘 시험보느라 바쁘다. 도서관 자리맡기가 매우 힘들단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한국의 경우 아침부터 자리만 도서관에 맡아놓고 공부 안하고 돌아다니다(일명 메뚜기..) 오후나 저녁에 반짝하고 가는 애들이 많다면...독일애들은 아침에 와서 딱 6시까지 하고는 짐싸서 집가서 저녁먹고 쉰단다. 시험기간마저 규칙적인 생활이구나.

난 학교 다닐때 도서관 있으면 숨막혀서 걍 빈 강의실에서 공강시간에 3~4시간 하고 오곤 했는데..
여튼 이런 시험 스트레스로 고통받던 아랫집 친구가 오늘은 좀 일찍 공부 접겠다며 저녁에 루프탑 뮤직파티 가지 않겠느냐고 문자가 왔다. 토요일 오전, 빨래하고 청소하며 한가로이 시간 보내던 나는 바로 콜!하고 저녁 마실을 나갔다.
루프탑 파티라니, 뭔가 럭셔리 파인 파티일것 같은 느낌에 살짝 기대가 있었으나, 독일 학생들 파티면 검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걍 청바지 입고 갔다. 아랫집 친구는 초록 미니드레스를 입고 나와 '앗!뭐지 포멀한 파틴가' 했으나, 도착해보니 역시...기우였다.
그냥 음악하는 친구들이 자기네 집 옥상에서 밴드 연주하면서 가볍게 동전 받아 모으고, 로컬들은 부담없이 와인, 먹을 빵과 주전부리 들고 음악 배경삼아 노는거다. 중간에 비가 와도 그냥 쟈켓 쓰고 놀고 수다떨고... 편한 집 놔두고 왜 여기 비맞으며 쭈그리고 앉아 노나, 했는데 같이 간 5명 친구들과 이래저래 떠들고 놀다보니 나름 chill하는 기분이 들더라.
사실상 내가 이 곳에 와서 독일어 배우고, 집안일 하고, 숙제하고 하다보니 일상이 단조로워지고 한국처럼 마음맞는 친구와 수다떨만한 까페도 별로 없고(부담없이 오래 앉아있을 대형커피체인), 여기서 만난 친구들은 언어장벽과 한국친구만큼의 친밀함을 느끼기 힘들다보니 약속을 많이 잡는게 부담스러웠는데, 이렇게 막상 나와보니 좀 기분 전환이 됐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은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집으로 왔는데, 아헨 남쪽의 한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걸어보니 생각보다 멋진 곳이 많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중에 신랑과 데이트하고싶은 장소도 발견했고...
그리고 지나간 라트하우스 앞은 정말 장관이었다. 이미 라트하우스 가는 길목부터 다들 포켓몬 잡느라 난리더만, 광장가니까 한 200명은 모여있는듯. 이쯤되니 좀 무서울라고 함..
종교수준으로 모여있으니...참고로 이때 시간이 밤 12시가 다 되어갔고, 원래 택시 없던 이곳에 포켓몬 잡다 늦게 가는 사람들 태울라는지 길게 늘어서 있더라.
여기 라트하우스 앞이 아헨에서 포켓몬이 제일 많은 곳이라 다들 이런다고 한다;; 참고로 낮에 찍은 사진도 올린다.
난 몇번 해봐도 별 재미를 못 느끼겠는데, 이정도 열풍이라니 가히 세계적 신드롬 수준인 듯..
한국에서 몇군데 뚫렸다던데 이제 전국적으로 오픈되면 머지않아 이 광경을 서울에서도 보게 될듯...
개인적으로는 이렇게까지 할 게임인가 싶지만 개인의 취향이니...
여튼 요러코롬 알차게 보낸 주말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이 왔다! 이번주도 화이팅 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