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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Sep 09. 2023

금요일 저녁의 재미난 일정과 토요일 오전의 한적한 여유


이번 주 꽤 힘들었다. 몸도 마음도...

롤러코스터를 타다 내린 기분...


금요일 퇴근길에 아이를 데리고 같이 수영장에 갔다. 독일에 Freibad가 꽤 잘 되어있고 값도 Familienkarte 사용하면 무척 저렴한데, 아이 낳고 수유하고 키우면서 너무 맘에 여유도 없고 데리고 어딜 간다는게 일단 부담으로 다가와서 첫해와 두번째 해에 한번도 아이를 수영장에도, 바닷가에도 못 데려갔었다.

그게 내내 마음에 미안함으로 남아 2023년에는 꼭 울 애기 데리고 수영장 자주 가야지, 했는데 여름방학 내내 춥고 비오는 바람에 올해도 2번밖에 못갔다가, 이번 주 내내 30도를 찍길래 바로 도시락 챙겨 수영장으로 향했다.


첫 수영장은 친구와 같이 실내 수영장을 갔는데, 풀도 따뜻하고 얕고 정말 아이들을 위한 곳이라 살짝 미니 애기용 캐리비안 베이같은 느낌이었다면, 어제와 그 후 간 곳은 실외에 널찍한 수영장과 풀밭이 있어 가족단위로 소풍 나와 하루종일 수영하고 먹고, 자고, 책 보고 하며 하루를 보내도 좋은 곳이다.

첫 기억이 강하게 남아서 그런지 같이 갔던 친구 이름을 수영장 간다고 하면 항상 말하는 우리 아들..ㅎ


어제 가서는 이제 조금 익숙해진 팔튜브를 타고 수심 130? 정도 되는 곳에서 엄마가 최소한만 도와주고 부력으로 많이 왔다갔다 했다. 수영하는 아빠 따라잡기 놀이도 하고...

이제 수영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 느낌을 좀 캐치한것 같다. 햇빛은 너무 뜨겁고 수온은 낮아서 애가 좀 추워하는 것 같아서 더 오래 못 논 건 아쉽지만, 그래도 수영을 무척 재밌어하고 많이 웃어서 나도 많이 웃고 행복했다.


수영하고 나와서 먹고 마실것도 미리 준비해가서 좋았는데, 다음엔 아이스박스에 과일이랑 음료, 아이 먹을 다양한 간식이랑 장난감 같이 사부작사부작 돗자리에 앉아 놀만한 것들도 많이 가져가면 더 좋을 것 같다.


나도 오랜만에 밖에서 하늘보고 누워서 지나가는 비행기도 구경하고...

아이는 비행기 볼때마다 비행기! 비행기! 하기에 어디가는 비행기야? 하니까 음...한국! 캐나다! 하더니 어디 가고싶냐는 질문에 한국 가고싶단다...ㅎㅎ


나도 물속에서 좀 움직이고, 누워서 시원하게 하늘도 보고, 아이랑 웃고 해서 금요일 저녁시간이 빨리 가기도 했고 의미 있었다. 낮에는 정말 너무 뜨거워서 아...이건 아니야-했는데 저녁에 좀 쉰것 같아 다행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아침, 아이가 아빠랑 축구를 가서 내가 홀로 이렇게 어제를 추억하며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커피를 좋아하는데 근처에 마땅한 커피숍이 없어서 새로 들인 네스프레소로 커피 한잔 내려 마시며 발콘의 새로들인 꽃과 바질에 물도 주고 그 모습 바라보며 모닝 커피 한 잔 하는 이 조용한 시간이 참 평화롭고 감사하네...


이런 작은 평화의 순간들을 기억해서 그런 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살아가면 언젠간 내 인생 자체가 오늘 아침같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이 되겠지.

그렇게 살수 있도록 잘 이끌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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