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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연 Jul 27. 2020

새벽 3시에 좋은 글에 대해 생각하다

쓰기의 딜레마

일을 수행하는 노하우는 경험을 통해 얻는다. 경험은 정서적 체험을 수반한다. 즉 실용적 지식과 감성적 깨달음은 함께 얻어진다. 그러나 경험을 글로 풀어낼 때 둘 모두를 동시에 표현해내기는 어렵다.


우리는 왜 글을 읽을까. 실용적인 지식을 기대하기도 하고 감정적인 공감을 원하기도 한다. 그때그때 읽기의 목적이 다르다. 좋은 글은 읽기의 목적을 충족시키는 글이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지식도 전달하고 싶지만 공감을 놓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전부 담아내려다가는 글이 늘어지고 만다. 지루한 글은 읽히지 않는다. 읽히지 않은 글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이다. 글 또한 예술작품이기에 수용자, 즉 독자의 감상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글은 쓴다는 행위는 읽힘으로써 완성된다. 취미로써의 글쓰기는 자기만족만으로도 가치 있지만 글은 독자에 의해 읽힐 때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읽는 수만큼의 해석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읽혀야 한다. 그러나 읽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잘 읽히면서도 유익한 글이 좋다.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혹은 감정적 공감과 위로를 얻거나. 사고의 틀을 흔들거나. 아주 약간의 기분 변화라도 좋다. 글을 읽기 전과 후가 달라야 한다.


누구나 얻는 게 있어야 눈이 간다. 무익한 것에 눈을 돌리기에는 다들 너무나도 바쁘다.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든, 피식 새어 나오는 실소든. 글이 무언가를 선물했을 때 비로소 독자는 자신의 시간 씀씀이에 만족한다.


재미와 유익함을 모두 놓치지 않는 글. 이를 내 지향점으로 삼으리라. 학습엔 지름길(shortcut)이 없다고 믿기에 그저 꾸준히 읽고 쓸 뿐이다. 언젠가는 탁월함에 다다르리라 믿으며.  


탁월함에 이르는 길, 2020, 디지털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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