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가벼운 분위기의 B급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보다 심도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건 바로, 상처받은 인물들이 연대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해 간다는 것이다. 극 중에서 욘두는 로켓을 보자마자 본질을 꿰뚫고 그가 끔찍하게 구는 이유를 알아챘다. 그것은 로켓이 욘두와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가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나 또한 같은 상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만 19세가 된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반대로, 만 19세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어른이 될 수 없지 않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나는 이것에 대한 꽤 그럴싸한 대답을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찾았었다. 해리가 시리우스를 구하기 위해 패트로누스를 불러내야 할 사람이, 아버지가 아닌 자신임을 깨닫는 순간, 해리는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설사 해결을 못하더라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들은 모두가 훌륭한 어른이다. 파워 스톤을 손에 넣은 로난과 싸울 때는 물론, 욘두에게 받은 지느러미 장치 심부름을 할 때도, 그들은 누구 하나 주저앉거나 책임을 피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각자의 생각과 방식의 차이로 다툴 때는 있을지언정,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일방적인 의지는 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고, 다독여줄 뿐이다. 만약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땐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도와준다. 그러고 씩 웃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Who's your daddy?"
어느 문화권에서 그러지 않겠냐마는 우리나라는 유독 부모에 대한 절대적 존경을 바란다. 그리고 그 부모는 당연히 생물학적 부모이다. 피터에게는 생물학적 아버지인 에고와 키워 준 아버지인 욘두가 있다. 에고는 그에게 달콤한 말을 속삭였지만, 그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룰 도구로 여겼다. 반면에 욘두는 그를 도구라고 여기는 척했지만, 실은 그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
욘두는 그의 씻을 수 없는 잘못으로 스타카르에게 버림받았을 때 삶을 포기했었다. 그리고 그는 허무하게 함선을 빼앗기고 캡틴의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로켓에게 피터의 상황을 듣고선, 피터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혼신을 힘을 다해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따라서 그의 죽음은 전혀 비극적이지 않다. 도리어 숭고하고 오고르드의 불꽃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로켓에게 피터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욘두가 함선을 되찾았을까?
따라서 피터에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도 쉽고 명료하다.
"Who's your daddy?"
제대로 된 부모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사람들은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가모라와 네뷸라, 로켓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
로켓이 어린 그루트를 믿고 그에게 기폭장치를 쥐어줬을 때, 네뷸라가 일생의 원수였던 가모라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졌을 때, 춤을 추지 않는 가모라가 기꺼이 피터와 춤을 추었을 때, 그들 모두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사람들은 본인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 근거이기도 하다. 먼 훗날 그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그들의 자녀들은 누구보다 훌륭하게 자랄 것이고, 그 자녀들은 부모가 그러했듯 세상을 위해 큰 일을 해내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자녀들에게 사람들을 물을 것이다.
"Who's your daddy?"
마지막으로 피터가 욘두를 떠나보내면서 했던 말과 함께 감상을 정리하려 한다.
What I'm trying to say here is... sometimes that thing you're searching for your whole life... is right there by your side all along. And you don't even know it.
"Who's your dad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