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언제나 봄처럼

당신의 이야기

by 뚜솔윤베씨

무슨 글을 쓸까 생각하면서 서둘러 운동을 마치고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중간중간에 빨래, 설거지, 욕실 청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으며 지금 이 자리다. 나도 블로그에 사진을 좀 넣어볼까 하고 사진첩을 보는데, 블로그에 넣을만한 사진은 없고 온통 솔이 사진뿐이다. 이 작은 꼬마 아가씨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벅찬지 사진을 고르면서도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작년 여름부터, 볼살이 통통하던 아기 시절 그리고 그때 솔이의 모습들이 떠오르면서 새삼 또다시 건강하게 봄을 맞이한 솔이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너는 정말 단단하고 따뜻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 행복한 시간.






어제저녁 솔이를 재우고 휴대폰을 보다 화가 나는 기사를 접했다. 육아 돌보미에게 학대받은 한 아이의 이야기. 불 꺼진 방에서 그 학대 기사를 읽고 영상을 보는 내내 어금니를 너무 많이 깨물었는지 잇몸이 아팠다. 분노라는 말로는 부족한 감정이 치솟아 마치 태어나 처음 악마를 본 것처럼 소름이 돋고 땀이 났다. 이제 갓 돌을 지난 아이를 입주도우미가 아무렇지도 않게 때리고 꼬집고 학대하는걸 눈으로 보면서도 차마 믿기지가 않았다.

마치 내 아이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것처럼 온몸에 피가 한순간에 식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보는 내가 이런데 이 아이의 부모는 어땠을 것이며 더구나 학대를 당한 이 아기천사는 또 어떨까.







우리 아파트에도 목련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바람이 차갑지 않고 상쾌한 봄이 오고 있다. 그런데 이 계절에 이런 기사를 접하고 운동 가는 길, 꽃을 바라보다 끝내 고개를 떨구었다. 봄은 공평하지 않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이 가슴속에 맴돌았다. 무엇이 우리를 괴물로 만드는가?



학대 가해자의 너무나도 태연한 태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아이의 입에 음식을 쑤셔 넣고 수시로 아이를 때리고 꼬집고 발로 차고, 자기 손바닥 보다도 작은 아이를 무심히 짓밟는 일.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행동이며 그 작은 공간에서 아이와 자기 자신 둘 뿐인 상황에, 절대적인 권력자로 행동하는 말도 안 되는 저 상황에서 나는 도대체 무엇이 저 아주머니를 저렇게 끔찍한 괴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저 아주머니도 길을 나서며 휴대폰에 예쁜 봄 꽃을 담겠지, 사랑하는 가족들과 그것을 나누고 봄바람에 웃기도 하겠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왜 내재된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저토록 폭력적인 모습으로 약자에게 표출되는지 궁금했다. 그 답은 알 수 없겠지,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아픔이니 그 상처는 다양한 모습이겠지. 괴물이 되기도 하고 사이코패스가 되기도 하겠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무엇을 도려내는지도 모른 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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