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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twhite Mar 11. 2018

닥치고 그냥 해라

<신경 끄기의 기술> 마크 맨슨 저

이번 설에 휴가를 쓰고 일주일 내내 쉬었다. 너무 오래 쉬다 보니 마땅히 할 것도 없고 그래서 책 구경이나 할 겸 교보문고에 갔다. 늘 그렇듯 베스트셀러 코너로 먼저 갔다.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딱 있었는데,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번역 책으로 한국 제목 말고 원저의 제목이 눈낄을 끌었다.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uck", 여기서 F*가 마음에 들었다. 정말 하루 종일 욕만 나오는 일상 아니던가.


책을 집어서 책장을 빨리 넘기는데 또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다.


할아버지는 말했다. "사는 게 다 그렇다, 가서 삽질이나 해"


이 글귀를 보는 순간 빵 터졌다. 내가 평소 냉소하는 톤과 비슷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내 방식대로 읽어서 웃겼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더 보지 않고 바로 책을 사서 근처 카페로 갔다. 내가 좋아하는 리스트레토 비얀코를 그란데 사이즈로 시켰다. 리스트레토 비얀코는 내가 논문을 쓰거나 책을 볼 때 늘 함께하는 단짝 같은 커피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카페에서 이 책의 반을 읽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은 술술 읽히는 내용이었고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뒤에는 좀처럼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오늘 모처럼 급한 일정들을 마무리하고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겨 책을 마저 읽었다. 그중의 요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옮겨 적어본다.


 행동은 동기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정도 동기가 부여될 경우에만 행동에 전념하다.
그리고 충분한 정신적 자극이 주어질 경우에만 동기를 부여받는다...

행동이 정신적 반응과 자극을 일으키고 뒤이어 다른 행동의 동기가 된다...

동기가 부족해서 인생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뭔가를 해라. 뭐라도 말이다. 그다음 행동의 반응을 활용해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라.

글귀를 보는 순간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새 어떠한 작은 행동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하고, 회사에서도 나의 포지션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몇 개월 뒤에 회사를 정리할 생각이 지배적인 요즘 의식적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일들을 줄이고 더 이상 만들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에 따르는 부작용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어제오늘로 깨닫고 있다. 위 글귀에서 보는 것처럼 행동이 자극을 만들고 동기로 연결되듯이, 행동을 줄이니까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계획했던 일들도 차례로 어긋나기 시작했다.


2월 내에 마무리하기로 했던 논문은 아직까지 한 글자도 쓰지 못했고, 이직을 할 거라고 각기 다른 시험을 2건이나 접수해뒀지만 공부 역시 미적지근하게 하고 시원하게 떨어졌다. 예전에 에너지 넘치던 나였으면 생길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불만도 커지도 있다. 일의 진척도 안되고 매일 시무룩하니 오죽 답답하겠나. 내가 사장이었으면 나 같은 직원은 진즉에 잘라 버렸을 것이다.


경보가 울리고 있다. 더 이상 지금의 태도를 유지하지 말라고. 내 머릿속에서도 주변에서도 알람을 울려대고 있다. 작은 것이라도 행동에 옮겨 작은 자극들을 모아 큰 동기로 만들 수 있다. 그 동기로 뭐든 하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여야겠다. 우선 미뤄두었던 이불 빨래부터 해야겠다...:P


#닥치고그냥해라 #동기 #행동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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