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기준이 사람마다 있을까. 어떤 모습이나 요소에 따라 상대방에게 마음을 여는 기준. 나는 그 기준이 불쌍함, 힘든 모습, 짠한 모습 등 상대방의 아픈 구석이다. 그 불쌍함이 눈에 유독 들어오고 마음이 아파오면, 난 상대방에게 1km 미터 두께로 치던 콘크리트 벽을 한순간에 허물어 버린다.
남자 친구와 싸우고도 그 남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면 내가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미안함을 느끼곤 했다. 모성애라면 모성애일 수 있고, 동정이라면 동정일 수도 있다. 어떤 단어로 정의하더라도 나에겐 약점(?)인 듯하다.
‘뒷모습은 고백을 한다’
‘고백하지 않아도 고백이 된다’
두 문장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셀러이기까지 한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관심 있게 바라본 지 오래된 것 같다. 축 쳐지고 초라한 뒷모습을 쓸어주고 싶다거나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 역시.
한동안 보여지는 앞모습만 바라보기 바빴다. 앞으로의 한동안은 고백하는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