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바란다는 것은 어떤 감정일까.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 아니면 그 사람을 원해요. 부자가 되고 싶어요.
이런 종류의 느낌일까.
끌어당김의 법칙을 설명하는 책에서, 간절히 바라는 것을 알고 바라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감정을 느끼거나 상상하면 그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던 때가 최근 들어서 있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백수로 지내던 시절, 지금 직장의 합격통보를 앞두고 간절히 바랐던 적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만 2년 전이다. 그 이후로 간간히 원하고 바랐던 것이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슬퍼하거나 좌절한 적이 없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간절히 바라는 것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간절히 바란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서 아픈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억에 어린 시절에는 원하는 것이 분명했고 얻지 못할 땐 울어도 어른들이 핀잔을 주지 않았던, 그때에는 내 감정과 나의 마음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었던 느낌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일까, 어른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때부터는 내 마음을 숨기고, 내 감정을 들여다보지 않은 시간이 더 많아졌던 것 같다. 서른 중반이 된 지금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가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요즘. 가끔은 이 결정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풍요를 느끼면, 풍요가 풍요를 불러온다니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풍요로운 삶은 무엇인지 생각도 해보지 않고,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도 모른 채 막연히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며칠 동안 이 생각에 집중하던 중에 요즘 읽고 있는 책 <더 해빙>에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다.
"물살을 타고 있는 그 순간에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볼 수가 없죠. 그런데 점을 찍은 뒤 그것을 연결하면 전체의 흐름을 볼 수 있어요... 하나씩 기록하다 보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될 거예요."
나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들을 갖고, 바라는 감정을 한 점으로 표시하면 나중에는 내가 삶에 채워 넣고 싶은 것들을 알게 되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싶다.
- 그림의 출처: 인스타그램 @banu.3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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