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소화기관이 약한 탓에 기름지거나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꾸룩꾸룩 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땐 시골에서 자라 없어서 못 먹던 햄버거와 감자튀김. 몇 번의 소화불량을 겪고 난 뒤부터 자연스레 ‘내돈내산’하지 않는 품목이 되었습니다.
최근 옷을 잘 입기로 소문난 친구로부터 패스트패션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따라 디자인도 빠르게 바뀌는 옷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친구는 패스트푸드처럼 쉽게 소비되는 옷 때문에 지구가 고통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옷과 환경오염이라니.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의류수거함에 버린 옷은 아프리카와 같은 제3국으로 건너가 재활용이 되니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옷과 쇼핑을 좋아하던 친구는 앞으로 새 옷 대신 중고 의류만 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친구의 마음이 너무나 근사해서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나도!” 친구를 따라 올해는 옷을 안 사겠다 다짐했습니다. 소화불량을 겪고 있는 지구를 위해 나만의 처방을 내린 것입니다. 얼마나 오래 갈 다짐일 지 모르지만 지구를 위해 결단하는 제 모습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