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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리하는 일상 Oct 30. 2019

Please Like Me 16.

시즌4 에피소드 6. Souvlaki

시즌4 에피소드6, 첫 저녁식사

인생의 한 챕터가 끝나면 그 시기는 어떻게 기억될까.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는 나도 요즘 들어 자주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네 시즌 동안 진행된 Please Like Me는 짧으면서도 길었던 조쉬 20대 중 일부를 보여준다. 그가 자기 자신에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시리즈는 시작을 하고 또다시 톰과 존을 제외하면 혼자인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끝을 맺는다. 모든 삶이 그렇겠지만 이 기간 동안 조쉬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오래된 사람들을 보내주기도 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죽음 맞이하기도 한다. Please Like Me의 마지막에서 조쉬는 처음부터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엄마, 로즈의 죽음을 맞는다. 


수블라키는 그리스의 길거리 음식으로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와 함께 꼬치에 꽂아 구운 고기 요리다. 그 어떤 고기 요리보다 쨍한 허브향이 나지만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고기를 각종 야채와 함께 피타 브레드나 토르티야, 난 등의 얇은 빵에 싸 먹으면 든든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한 끼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재료는 언제나 행복하고 그 속에서 빛나는 각종 향신료의 향은 특별하다.


로즈의 죽음 후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간 식당에서 그들은 야식으로 크게 싸인 수블라키 랩을 먹는다. 조쉬를 잘 챙겨주라는 친구들의 말에 조쉬는 울음을 터뜨리지만 그날의 만남은 나쁘게 끝나지 않는다.


시즌4 에피소드6, 로즈

기억은 미화된다고 하지만 그 직후에는 그 기억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하다. 한 시기가 끝나면서 항상 긴 휴식기가 있었던 나는 그 휴식의 시간 동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거나 기억을 더듬어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조쉬는 그동안 친구들과 살았던 집을 처분하고 로즈가 살았던 집, 로즈와 조쉬, 그리고 로즈와 하나가 살았던 집을 정리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아파트를 갖게 된다.

약 4 달간 집 정리를 하고 타지 생활로 한동안 비워뒀던 방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 끝에 수블라키를 만들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였고 음식이었다. 이 기간 동안 내가 Please Like Me 속에서 만드는 마지막 음식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 기억들을 추억하는 방식, 또는 그 추억의 마지막을 애도하는 방식은 각자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그 방식이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비난을 할수도, 편견을 갖고 쳐다볼 수도 없다. 조쉬는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나고 그것을 농담으로 넘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숨기지는 않는다. 앨런은 슬픔을 숨기려고 한다. 그리고 조쉬의 친구들도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조쉬를 위로해준다. 그게 너무 무서울지라도.


시즌4 에피소드6, 나아지지 않는 기분

마음에 드는 고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나에게 가장 익숙하고 항상 친절하게 요리가 잘 되는 닭고기를 선택했다. 로즈마리, 월계수 잎, 파슬리, 오레가노, 시나몬 등을 넣는 레시피와 달리 난 다시 내가 갖고 있는 향신료로 레시피를 조합했고 결국엔 월계수 잎, 타임, 시나몬, 바질, 후추, 그리고 카이엔 페퍼를 넣어 고기를 구웠다. 이번에 부엌 정리를 하면서 찾았지만 그때는 찾지 못했던 꼬치를 생략하고 당근에 식초와 설탕을 절여 만든 당근 피클과 양파, 파프리카, 방울토마토를 속으로 준비했고 피타 브레드를 만들었다. 함께 만들었던 바바 가누쉬를 딥 겸 곁들일 소스로 준비했고 수블라키 랩 레시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차지키 소스도 있는 재료들로 대충 흉내를 내 만들어 봤다.


여러 가지 야채와 향 가득한 고기를 빵이 감싸고 있는 이 요리는 다양한 기억과 추억들을 한데 모아 정리하는 것과 비슷하다. 먹기 간편하고 다양한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기도 하다. 취향에 맞지 않는 재료가 있으면 뺄 수 있고 더 많이 넣고 싶은 재료가 있으면 양껏 넣어 먹어도 된다. 그리고 그렇게 취향대로 만든 수블라키 랩은 한 입씩 입 안 가득 베어 물어 먹는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물론 빵을 싸지 않고 재료들을 따로따로 먹어도 되지만 말이다. 

시즌4 에피소드6, 마지막 저녁



-재료-

1. 닭고기 500g ( 닭가슴살을 이용했지만 고기 종류는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수블라키는 양고기를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2. 각종 향신료 (나는 바질, 타임, 월계수, 카이엔 페퍼, 후추, 시나몬 정도를 사용했다. 주로 오레가노와 로즈마리를 넣는다.)

3. 소금 약간

4. 다진 마늘 1tbsp

5. 피타 브레드 또는 같은 종류의 얇은 빵

6. 각종 야채 (당근, 오이, 올리브, 토마토, 양파 등 취향대로)

7. 올리브유 약간

8. 마늘 3알 정도


-방법-

1. 고기를 한입크기로 썰고 올리브유, 소금, 준비 한 향신료, 마늘로 간을 한다.

2. 함께 조물 조물한 후 최소 1시간 냉장 보관한다.

3. 그릴 팬에 숙성된 고기를 넣고 굽는다.

4. 꼬치가 있다면 고기를 꼬치에 꽂고 준비된 다른 야채들은 채썰어 세팅한다.

5. 준비한 빵과 야채들과 함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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