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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리하는 일상 Oct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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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 에피소드1. Baba ganoush


시즌4 에피소드1 부모님과 저녁 식사

가지를 그릴에 구워 껍질을 벗긴다. 가지의 물을 빼고 믹서기에 갈아 깨를 갈아 만든 소스와 섞는다. 후무스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지만 콩이 아닌 가지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 음식은 바바 가누쉬다. 

가지는 채식주의자들, 또는 비건들에게 사랑받는 재료이기도 하고 조쉬가 사랑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조쉬는 채식주의자인 아놀드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많은 가지 요릴 해줬고 그들의 관계가 끝나는 곳에서 조쉬는 가지를 갈아 만든 바바 가누쉬를 만들고 재 시간에 먹지 못 해 요리는 버려진다.


야채나 빵을 찍어먹기 위해 만든 딥을 사실 자주 먹는 편은 아니다. 후무스를 먹어 본 것도 제주도에 있는 '와르다 식당'에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바바 가누쉬는 플리즈 라이크 미를 보며 처음 알게 된 음식이다. 당근, 오이 등을 막대 모양으로 썰어 함께 먹거나, 피타 브레드와 같은 밀가루와 물이 주재료인 얇은 빵과 함께 먹기도 한다. 이 음식의 가장 좋은 점은 재료들이 구하기 쉽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음식들과 어울린다는 점이다.

후무스와 같지만 전혀 다른 재료가 사용되는 꽤나 생소한 음식. 내가 한때는 피하던 가지라는 재료를 또 새롭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던 음식이기도 하다. 


시즌4 에피소드1, 조쉬와 아놀드

시즌 3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Eggplant를 보면 아놀드는 채식주의자임에도 물컹물컹한 가지를 싫어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에 이어 조쉬는 가지는 정말 좋은 재료라며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냐는 의문을 던진다. 조쉬는 가지를 사랑한다. 나는 예전에 가지를 싫어하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가지의 다양한 모습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요리를 좋아하는 조쉬에게 이렇게 소중한 재료인 가지의 물을 빼고 그릴에 구워서 또다시 물을 빼고 껍질을 벗겨 정말 그 채소의 살만 남겨서 만드는 이 요리를 버려버릴 수밖에 없던 조쉬의 이야기는 조쉬의 지난 이야기를 정리해주기도 하지만 다가올 이야기에 대한 복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바 가누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가지뿐만이 아니다. 참깨로 만든 소스, 타히니는 바바 가누쉬를 만들 때 빠지지 않는 재료이기도 하다. 타히니 소스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참깨와 올리브유를 함께 넣어 액체가 될 때까지 갈아주면 된다. 언젠가 집에서 만드는 땅콩버터 레시피 영상을 보고 놀란 적이 있는데 타히니 소스 또한 땅콩버터를 만드는 방법과 같다. 땅콩을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갈면 완성되는 땅콩버터처럼, 타히니 소스 또는 깨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갈아주면 된다. 푸드 프로세서가 없으면 핸드 블렌더로, 핸드 블렌더가 없으면 뭐,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맛이 바라던 음식과 같을 거라고는 보장하지 못하지만.

믹서기밖에 없는 경우, 깨를 큰 믹서기에 넣고 갈기 시작하면 깨는 갈리지 않고 칼날이 돌아가는 바람에 날리기만 한다. 그래서 나는 가지와 깨를 함께 넣어 갈았다. 깨는 그래도 완전히 갈리지 않았지만 씹히는 맛이 있어서 만족스럽기도 했다.


시즌4 에피소드1, 끝의 시작

조쉬의 인생에서 한 챕터의 끝을 알리는 시작인 이 에피소드는 조쉬와 아놀드의 관계뿐만 아니라 조쉬와 클레어, 톰과 엘라의 진전상태도 보여준다. 로즈는 집에 쌓여있던 조쉬가 어릴 적 갖고 놀던 인형들을 버리려고 하고 톰은 엘라에게 동거 제안을 한다. 그리고 클레어는 이제 조쉬의 이야기에만 관심을 갖기엔 바쁘다.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이 에피소드처럼 간단해 보이는 이 음식 속에는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고 그만큼 다양한 맛과 향이 난다. 그래서 여러 음식과도 어울리는 소스가 된다. 


사실 이번 바바 가누쉬를 만든 과정만 보면 망한 음식이나 다름없지만 다른 사람이 만든 바바 가누쉬를 먹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맛을 평가할 수 없다. 나한테는 맛있었고 만든 지 나흘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나의 바바 가누쉬는 아직 살아있다. 


타히니 소스

-재료-

1. 참깨 1컵

2. 올리브유 1/4컵

3. 소금 약간


-방법-

1. 참깨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간다.

2. 부드러워진 참깨에 올리브유를 넣고 섞는다.

3.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바바 가누쉬

-재료-

1. 가지 2-3개

2. 레몬 즙 3 tbsp

3. 마늘 4알

4. 타히니 소스 1/3 컵

5. 올리브유 약간

6. 소금 약간

7. 파슬리 또는 바질


-방법-

1. 가지를 세로로 잘라 소금을 뿌려 물기를 뺀다. (가지 속살에 소금을 뿌려 놓으면 물기가 올라온다. 올라온 물기를 키친타월로 눌러 닦아내면 된다.)

2. 그릴, 그릴이 없으면 오븐에 가지와 마늘이 다 익을 때까지  굽는다. (나는 오븐을 사용했고 200도씨에서 30분 정도 구웠다. 오븐이 없을 경우 팬에 가지를 올려 구어도 될 것 같다.)

3. 익힌 가지 껍질을 벗긴다. (숟가락이나 칼로 살을 긁어 내주면 된다.)

4. 가지 살을 체에 받쳐 물기를 빼준다. 

5. 푸드 프로세서 또는 믹서기에 준비된 가지, 타히니 소스, 레몬즙, 마늘, 올리브유, 소금을 넣고 돌린다.

6. 그릇에 담고 파슬리나 바질을 고명으로 뿌려준다.

7. 당근이나 오이와 같은 야채, 또는 토르티야나 피타 브레드와 같은 빵과 함께 먹는다.

(피타 브레드는 밀가루 200g, 이스트 8g, 물, 올리브유를 넣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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