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꼬리뼈가 저릿저릿 저려왔다.
어제도 기내를 쉼 없이 오가며 걸음을 멈출 새가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비행 중 반복되는 동작들은 기가 막히게도 늘 내 몸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찾아낸다.
허리에 손을 두고,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은 동료가 건네주었던 척추교정 클리닉 명함.
예전에 그는 직접 치료를 받았다며 온몸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던 순간을
신기하다는 듯 설명했었다. 그때는 그냥 웃어넘겼는데, 결국 나도 같은 자리에 서게 되었다.
예약을 하기 전, 수십 개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시원하게 뼈가 맞춰지는 장면도 있었지만,
잘못되면 큰일 난다는 경고 영상도 이어졌다.
아픈 곳이 있을 때 검색을 하면 늘 그렇듯, 나는 곧 죽을 사람처럼 겁을 먹었다.
‘한국이었으면 침 맞고, 물리치료 몇 번 받으면 끝났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자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괜히 그리워졌다.
걱정과 달리, 당일 찾아간 클리닉은 고요하고 평온했다.
진료실 침대 위에 엎드리자, 치료사는 내 긴장을 풀어주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넸다.
“어제는 어디 다녀왔어요?”
“파키스탄 비행 다녀왔어요.”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내 목을 살짝 돌렸다.
우둑.
짧은 순간, 온몸에 전기가 번쩍 스치는 듯한 충격이 지나갔다.
동시에 묘하게도 긴장이 풀리며 몸이 허공에 잠시 떠오른 듯 가벼워졌다.
그는 내 굳은 어깨를 보며 말했다.
“당신은 마치 정비 없이 계속 달린 차 같아요.”
굳은 근육과 정렬되지 않은 뼈를 맞출 때마다 내 몸은 조금씩 가벼워졌다.
치료가 끝난 뒤, 후 관리를 도와주던 간호사가 내 어깨를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며 말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일하셨나 봐요.”
순간, 마음 한켠이 뭉클해졌다.
그래, 오늘은 정말 그동안 달려온 나를 위한 날이구나.
물론 단번에 모든 것이 고쳐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스스로를 더 잘 돌보고,
앞으로는 내 몸을 위해 어디에 시간을 쓰고 싶은지
진지하게 마음을 다잡은 날이었다.
오늘만큼은 다짐했다.
오늘의 나는, 내 몸을 위해 이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괜히 어깨를 쫙 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본다.
내 몸에 보내는 작은 예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