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의 나의 하루 루틴

by 바로코

일 못하는 장애인으로서 나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고 답답하지 않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었다.

그때마다 나는 'No'라고 한다.

극내향인으로서 집순이의

기질을 타고났기 때문.


나의 하루 일과는 단순하다.

아침 여섯 시 반경에 일어나

제일 먼저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그리고 나의 일정은 삼십 분 단위로 이

물을 마셔줌으로써 결정되고 움직여진다.


(단, 식사 시간 이후로는 한 시간 뒤 내지

한 시간 반 뒤부터 물을 마심)


그러니까 매번 정각과 30분쯤에

물을 마신다는 얘긴데, 사실 옛날에는

물을 영 안 마셔서 가족들이 걱정했었다.

하지만 이 사소한 습관을 지키고 난 뒤부터는

몸이 정말 제대로 작동하는 듯했고,

다이어트까지 성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삼십 분 단위씩 하는 일들이 있다.

이것들을 미리 계획 세우지는 않고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들을 구글 캘린더에 기록한다.

심지어 삼시세끼 식단과 간식 등도 기록한다.




이러한 쳇바퀴 도는 생활을 벌써

오 년 넘게 해온 거 같다. 윈도 10일 때도

지금처럼 똑같이 구글 캘린더를 열어서

기록했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무엇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it's just a secret!


만약 이사를 가게 된다던가,

어디 멀리 여행을 가게 되면

이 루틴을 지킬 수 없게 되는데

하루이틀만 안 해도 엄청

스트레스받을 거 같다.

물론 때로는 쉼이라는 것도 필요하지만

파워J인 나로서는 이러한 사소한

일탈조차도 그저 마음만 불편할 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도 앉아있는

나의 데스크라는 이 공간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 시각은 오후 1시 15분, 이걸 위해

구글 캘린더에 'Brunch'라고 기록을 남긴다.

오후 1시에서 1시 반 사이의 공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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