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보다
2년 전 3월 어머니께서 잠시 한국에 다녀오셨다. 집에 나 포함 세 식구가 남았고 교회 오고 가는 길도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드 덕분에 아무런 지장도 없었다. 그날 교회 점심은 김밥이었는데 평소에도 손이 크시고 이것저것 잘 챙겨주시는 분께서 남은 김밥을 손수 챙겨주셨다.
그리고 집에 오니 동생이 고기 없는 카레를 만들고 있었다. 사실 그날 저녁 교회 사람들끼리 중요한 저녁모임이 있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 모임에는 참석이 불가했다. 게다가 그 당시 나는 약간 감기 기운이 있었기에 예배는 어쩔 수 없었지만 그 저녁 모임은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 빠지게 되었다.
(대신 가족 대표로 아버지께서만 참석하셨음)
아무튼 가실 분은 가셨고 집에 남은 우리 자매는 참고적으로 말하자면 둘 다 내향인이고 집순이인지라 집 안에서의 각자의 사생활은 최대한 존중하는 편이다. 동생이 거실을 차지하여 티비를 보려고 할 때 나는 당연히 내 방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때 동생이 내린 한 가지 제안, "카레랑 김밥이랑 섞어 먹을래?"
비록 고기는 없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카레와 김밥을 둘 다 동시에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오케이!"라고 했고, 큰 손 집사님과 동생 덕분에 아예 국그릇에 아무렇게나 담아 내 방에 들고 올라갔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면서 먹는데 왜 이렇게 꿀맛이던지.... 게다가 적당히 칼칼하면서 목을 자극하니 목감기도 단번에 날아가는 듯했다.
이 당시 나는 이 상황을 네이버 블로그에 실시간으로 기록했었다. 오늘자로 복귀하며 초기화는 해외 사용자라 안 되고 해서 제미나이가 시키는 대로 카테고리들을 싹 다 삭제해서 지금은 그 글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아 더 이상의 표현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또렷하게 기억나는 건 저녁모임에 안 가고 나만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혼밥하며 보내는 이 시간이야말로 완벽 그 자체라고 글을 썼던 거 같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그 글을 그렇게 길게 쓰지도 않았는데 막상 이곳 브런치에서는 이미 벌써 다섯 문단을 써버렸다. 자만처럼 들리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난 글쓰기에 재능이 있긴 있나 보다. 이왕 다시 시작한 거 어느 블로그든 다 꾸준하게 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