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한 개인적 안목을 더 넓혀주었던 세카이노 오와리
바로코가 풀어내는 길고 긴 제이팝 여정도 거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글을 제외하고 앞으로 두 편만 쓰면 끝나게 되는데, 여태까지 언급했던 아티스트들을 참고적으로 그리고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 오카자키 리츠코, 90년대의 주옥같은 애니메이션 오프닝과 엔딩 테마들, 하야시바라 메구미, 사사키 노조무, 그리고 자드(사카이 이즈미)가 되겠다.
그래서 나는 혼자 이렇게 결론지었다. '제이팝은 90년대가 정점이었고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나도 위험한 생각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또 신인 아티스트들이 생겨나며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동갑인 멤버들(사오리 제외)로 구성된 세카이노 오와리도 그중 하나였다. 이들을 알게 된 계기는 traffic lights 덕분이었다고만 언급하겠다. 더 이상 부연설명을 안 해도 다들 아실 것이다.
그리고 친절하신 다른 팬분들 덕분에 다소 수월하게 이들의 곡을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를 사로잡고 압도시켰던 건 억 단위의 돈을 들여 완성시킨 각종 무대장치(?)들이었는데, 세카이노 오와리가 노래를 통하여 추구하는 방향성,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모두 이 화려함들을 통하여 더욱더 돋보이고 잘 드러나는 것만 같았다.
출처: https://youtu.be/DYJkjs9XryY?si=Btad3uhYwymeBUxv
장르의 다양성 또한 이들의 음악을 즐기는 핵심적인 요소다. 실제 도쿄취주악단의 연주가 더해진 ‘불꽃과 숲의 카니발’은 압도적인 웅장함으로 나를 포함한 듣는 모든 이에게 무한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Diary’나 ‘Rain’ 같은 서정적인 곡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울림을 남긴다. 그 고요한 선율 속에는 음악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게 만드는, 거부하기 힘든 서사적 매력이 깃들어 있다.
이밖에도 시대를 넘나드는 여러 다양한 음악들이 더 존재하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상 다 소개해드릴 수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사실 이들이 인디로 데뷔한 지 16주년이 되었다는 글을 지난주쯤 X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내가 세카이노 오와리를 알게 된 시점은 앞서 밝혔듯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에 전문가다운 시선으로 연대순에 따라 이들의 노래들을 분석하는 건 절대 무리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특정 한 노래를 통하여 세카이노 오와리에 대하여 좀 더 친밀하게 알 수 있는데, 그건 바로 다름 아닌 <Tree>라는 앨범에도 수록된 'Earth Child'라는 노래이다. 세카이노 오와리라는 이름의 유래와 창단 배경,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어떻게 맞서 싸워 이겨나갈 것인가의 관점 등이 가사에 잘 함축되어 드러나 있는데 혹시 모르신 분들이 계시다면 적어도 한번 정도는 꼭 들어보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출처: https://youtu.be/CLqNWVLCmkg?si=EbYp5W9EWZOJt5d_
그리고 세카이노 오와리 하면 메인 보컬인 후카세를 많이들 떠올리시겠지만, 나머지 멤버들도 화음도 넣어주면서 간간히(?) 노래에 참여하곤 한다. 특히 기타리스트이자 팀의 리더인 나카진 같은 경우는 단독으로 부른 곡도 적어도 서너 곡 되는 걸로 알고 있고, '머메이드 랩소디' 같은 경우는 어떤 특정 한 부분을 맡아 퓨쳐링 비슷하게 부르기도 한다. 며칠 전 나카진이 full이든 부분이든 함께 참여한 세카오와 모든 노래들이 X에 공유되어 참고용으로 여기 링크를 첨부해 본다.
https://x.com/mrvampirejp/status/2023648130374234118?s=20
피아니스트인 사오리 또한 단독으로 혹은 부분을 맡아서 부른 곡들이 몇 곡 있는데, 제일 인상에 남는 건 내가 세카이노 오와리를 알게 된 이후 발표되었던 '버터플라이 이팩트'가 아닌가 싶다. 분위기 자체와 사오리의 목소리도 제목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인데,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저 푸른 초원에 눈 감고 자유로이 두 다리 뻗고 앉아 듣기에 딱인 노래이다. 이제 곧 있으면 3월이니 이 느낌을 느낄 날들이 머지않은 때이긴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로부터 외면(?) 받다 싶어 하는 DJ 러브! 뒤에서 묵묵하게 가면을 쓴 채 디제잉하는 모습만 대부분 떠올리시겠지만, 어느 무대에서 노래 한 곡을 그야말로 냅다 소리 지르며 불태운 적이 내가 알기로는 딱 한 번 있었다. 지금은 그 영상이 유튜브에서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적어도 재작년까지는 그걸 몇 번 볼 수 있었는데 가사 내용은 그야말로 집돌이의 처절한 절규와도 같아, 결국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집순이 집돌이의 감정은 만국공통이구나'라고 느끼며 친구미소를 한동안 짓곤 했었다.
이렇듯 어느 특정 멤버 한 사람만 밀어주기보다는 함께 팀워크를 이루어나가며 늘 멋진 무대를 선사해 주는 이들이 동갑내기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또 고맙게 느껴진다. 그래서 뜬구름 잡는 소리로서 언젠가는 꼭 세카오와 콘서트에 참여해보고 싶지만, 현실은 난 미국 동남부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이들이 가까운 도시로 오지 않는 이상 그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2012년쯤이었나, 테네시주 네쉬빌에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했었음)
사실 이것이 내가 일본에 가보고 싶은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내한공연하는 것과 일본에서 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카이노 오와리를 덕질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 건, 몇몇 노래들은 영어 가사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영어 공부하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들 알다시피 후카세는 미국 유학 경력이 있어서 멤버들 중 영어 구사 능력이 제일 뛰어난 편인데, '안티 히어로'라는 노래의 영어 가사를 직접 썼다는 걸 알게 되고는 정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꼭 이 곡뿐 아니라 스포티파이에서 감상하면 누가 작사 혹은 작곡을 담당했는지 바로 알 수 있어서 스파가 이래서 좋구나라는 걸 자주 느낀다.
https://brunch.co.kr/@flk1004/20
앞서 소개한 적도 있지만 사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여 활동할 때는 End of the World라는 팀명을 사용하는데 이 이름을 빌려 노래를 내는 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제이팝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팝송이 아닌 듯하면서도 그 어떤 무언가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레벨을 느낄 수 있다. 본업(?)에 충실하다 보니 앨범이 여태까지 딱 하나 밖에 나오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세카이노 오와리의 공식 링크들을 공유함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유튜브: https://youtube.com/@sekainoowarich?si=LNvxt-qHg0ajfadQ
스포티파이: https://open.spotify.com/artist/7HwzlRPa9Ad0I8rK0FPzzK?si=XhywqH_kQwiy0aEekbv0Qw
애플뮤직: https://music.apple.com/us/artist/sekai-no-owari/454694621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OfficialPageSEKAINOOWARI/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no_ofc_info/?hl=en
X: https://x.com/SekaiNoOwariOFC
싱글을 제외하고 비교적 최신에 발매된 정규 앨범 감상을 추천드립니다.
https://open.spotify.com/album/1e1wT6uxWS5EwnHVeu6K0b?si=wHYnwVv_S3auBm3MHzjp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