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찾아와 버린 애틀랜타의 봄

하지만 꽃은 반드시 피어납니다

by 바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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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억으로는 분명 봄이 왔구나라고 느낄 만큼 띠시다 못해 더웠었는데, 오늘부터는 갑자기 겨울날씨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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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커버사진은 집 앞 벚꽃나무이다. 옛날에 막 심고 난 뒤로는 꽃이 활짝 피어서 예전 폰이었던 갤럭시 노트 5로 이렇게 작품사진도 찍곤 했었는데, 지난 몇 년간은 꽃이 피다 말거나 거의 안 피다시피 하여 늘 봄마다 아쉬움만 남겨주었었다. 그리고 무수한 세월이 흐른 뒤.....





2026년 3월 15일, 어제 교회 출발할 때는 분명 나무에 꽃이 별로 없었는데 몇 시간 뒤 도착하니 우리가 교회에 있는 사이 꽃들이 그동안 활짝 피어있어서 무척 신기해했었다. 올해는 예쁜 앞마당을 기대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드디어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오늘 창 밖을 내다보니 어제보다 더 활짝 핀 상태. 위의 날씨에 보듯이 비가 또 간간히 올 예정이고 바람 주의보도 내려진 상태인지라 내일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꽃들이 이미 벌써 날아가고 다 흩어질까 봐 '오랜만에 작품사진 좀 찍어볼까?'라며 폰을 들고 앞마당으로 갔다.


바람이 많이 불고 손이 시러웠지만 나의 열정 만큼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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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카메라인 나의 폰에는 분명 접사렌즈가 있는데, 제대로 작동한 적은 딱 한 번 밖에 없었다. 그래서 몇 번 시도하다 실패해서 결국에는 portrait made로 전환하여 이런 식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최신 폰처럼 AI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서 접사 촬영 시 '거리를 더 둬라', 아니면 '더 가까이 하라' 이렇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면 더 좋을 텐데, 중급형이고 오래된 폰이라 아쉽기만 하다. 이론상으로는 3에서 5센티 띄워라는데 수알못이라 거리감도 안 오는 게 현실. 무엇보다도 micro mode로 하게 되면 화면이랑 사물자체가 선명한 게 아니라 뿌옇게 나오기 때문에, 누구 말대로 이 중급형 폰에 있는 접사 렌즈는 그냥 장난감이자 덤일 뿐이지 더 좋은 걸 기대하는 건 바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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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접사는 그래서 깔끔하게 포기하고 대신 줌을 당겨서 이렇게 또 찍어보았다. 흐린 날이라 '와~ 화려하다~' '눈부시다~' 이런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렵사리 이렇게 피어준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고 뿌듯하다. 그래서 사실 내일 날 좋고 꽃들도 많이 안 떨어지고 오히려 오늘보다 더 활짝 그리고 화사하게 피면 다시 찍어볼까 생각 중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 사진과 함께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 이 찰나의 순간을 결코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오늘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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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이 사진은 생각 같아선 나무와 꽃만 색을 입히고 나머지는 회색 처리하고 싶은데 내 폰에서 잘 안 되고 그럼 인공지능에게 맡겨야 하는 건지. 대신 이것 또한 portrait mode로 찍은 거라 배경효과만 살짝 바꿔보았다. 이렇듯 역시 사진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기만 하기에 많은 인내심과 차분함을 요구한다. 이런 과정들을 겪다 보면 나 자신이 마치 수련의 길을 통과하는 듯하고, 멋있게 나온 결과물들을 미리 상상하며 내가 믿는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신 솜씨에 매번 감탄하게 된다. 그래서 비록 프로 단계는 아니지만 나에게 스마트폰이 있는 한 이 건전한 취미를 잘 유지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