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욕심이 과한 사람이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일까

by 바로코

조금 전 댓글을 통하여 나의 수능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풀었었다. 예체능계였던 나는 비록 영어와 수학에서 좋은 점수를 거두고 지원했던 모든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까지 이루었지만, 정작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의 학창 시절의 삶들을 돌아보니 후회와 자책만이 남았다. 진짜 무슨 망자가 된 클래식 작곡가 귀신에라도 홀린 것인지 왜 그 당시는 결국 나하고는 전혀 안 맞는 현대음악전공을 고집했는지 모르겠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후회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는 줄 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지난 과거에 잘못된 선택을 했던 나 자신이 그렇게나 밉지 않을 수 없다. 이거 때문에 나를 아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은 '음악 밖에 모르는 아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이 단단히 박혀 버렸다. 그래서 이러한 이미지를 말끔히 벗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최대한 지금 나에게 주어진 현생과 취미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본어도 그중 하나이다. 구체적으로 몇 년도부터 독학을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게다가 중간에 관두기도 여러 번이고 사실 요즘도 침체기를 겪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게으름 탓이지만 시력이 안 좋은 탓도 있다. 눈이 안 좋으니 한자들이 획수가 많아져 버리면 쉽게 분간이 되지 않고 일본어 글만 보면 스트레스 그 자체이다. 그래서 나처럼 시각장애가 있으신 일본분들은 어떻게 일본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시고 또 이겨내시는지 궁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어를 유창히 구사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때는 독일어 교재까지 사서 공부했었지만, 결국에는 생각보다 어려운 관계로 관두었었다. 게다가 나의 닉네임도 일본어의 다섯 한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특히 X에서 일본어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내지 부담감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 물론 나의 모국어는 언제까지나 한국어이므로 이곳에서만큼은 도태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 중.


내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일본어도 평생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넣어볼까 한다. 사실 네이버 일본어 사전을 통하여 올해 동안 일본어 단어 퀴즈를 매일 빠짐없이 풀었었는데, 내년부터는 단어퀴즈를 넘어선 중급 퀴즈 과정까지 모두 하기로 마음먹었다.


통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일본인들이 브라질 다음으로 미국에 많이 거주한다는데 왜 나의 곁에는 일본 사람들이 한 명도 없는 걸까. 운전이 안 되니 옆 동네 일본 교회나 일본계 커뮤니티나 행사에도 못 가는 게 아쉬울 따름. 그러니 더 이상 상황 탓만 하지 말고 나만의 방법으로 X랑 라이브도어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듣기 훈련 강화를 위해서 일본어 뉴스나 컨텐츠도 더 많이 시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