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만이 다른 색깔의 깃털을 가진 새처럼,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것처럼 외로웠다.
매일 아침이 고통이었고,
정신과 병원 대기실에서 숨을 헐떡이던 순간에도
분명 다른 길이 있을 거라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다.
이윽고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사직서를 내기도 전에 다음 회사가 정해졌다.
입사하던 날의 풍경을 다시 떠올려 본다.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나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꿈꿔준 사람들의 마음과
변화된 시장에서 한바탕 활약하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힘차게 걷게 했었던 순간.
기쁘고 설렜지만 동시에 부담도 컸다.
“이제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루도 빼놓은 적 없었고,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늘 초조했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 3년 6개월의 시간 동안
진행했던 기획은 단 한 편도 제작이 되지 못했다.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날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숱한 실패의 시간을 거쳐
이제 내 직감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내 언어와 내 방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끝에 간절하게 원하기 시작했다.
이 회고록은 네 개의 세계를 거치며
자신의 가능성을 남들보다
확신하지 못했던 자리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다른 이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기획자의 자리로 올라서게 된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 프로젝트 명칭은 임의로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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