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진짜 '나'를 알고있느냐는 질문

혼자 있을 때의 '나'를 잘 알고 있나요.

by 안소담
IMG_8437.JPG?type=w1 백조가 된 오리배. 코펜하겐.



런던 스쿨오브라이프에서

알게된 라이프 코치가 추천해준

상담사이트에서 찾은 런던의 상담사.

이메일로도 상담을 할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Email Therapy는

4개의 메일을 주고받은 후 중단되었다.


이 차고넘치는 시간속에서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 조금 우습지만,


영어로 엄청 심각한 이메일을 워드 다섯장정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뿐더러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야만 하는 일이기에

마음이 정리가 안되니 더욱더 메일을 써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상담 선생님은 정리가 안된 마음을 그대로 적는게 좋다 하셨겠지만,

메일을 한번 써서 보내는데 20파운드라는 돈도 돈이거니와

내 이상한 완벽주의적 성격상 대충, 막, 메일을 써서 보내지지가 않았다.

게다가 그간 집중한 알렉산더 테크닉은

놀랍게도 내 몸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였기에

시간은 눈깜짝할 새에 흘렀고 세번째 메일을 쓰지 못한지

어언 벌써 한달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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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선생님에게 받은 두번째 메일에는

첫번째 메일보다는 적은 량의 질문들이 있었지만

내가 첫번째 메일에도 답하지 못한 한가지 질문이

또다시 반복해서 들어있었다.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정말 충분히 엄청나게 지나치게 너무 많이 해온 나이기에,

어떤 질문에도 그닥 막힘이 없지만

선생님이 묻는 한가지 질문에는 유독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선생님은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잘 아니? 라고 묻는다.

혼자 있을때 너는 어떤 사람이니?

너가 너의 약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너의 강점에 대해도 잘 인지하고 있니?

물론 너는 늘 똑같은 성향의 사람이 아니고 이런사람이기도, 저런사람이기도 할테지만

근데 진짜 '너'를 만드는

다른 사람이 아닌 너가 가지고 있는

너의 가장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너는 알고있니? 라고 묻는다.


인본주의상담기법에는

"condition of worth" 라는 개념이 있다고 한다.

어릴적에 살아남기 위해서, 혹은

사랑받고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어떤 조건이 필요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그녀는 내가 어릴적부터

누군가에게 필요한것을 이야기하거나 요구하는 것에 익숙치 않았기에

지금 어른이 되어서도 그러한 방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라 말한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 어렵고

너의 욕구들을 표현하는게 서툴고 힘든 것이라고.

너는 이미 알고있겠지만. 이라는 말을 더하며.



"그렇지만 너는

너만의 욕구들을 가지고 있어

우리는 모두다 그래.

그리고 너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나 필요들은

신체적, 감정적 불편함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게 되어있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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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질문이 난해하다.

아니면 내 마음이 난해하거나.

아니면 난 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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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째,

나는 메일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나는 난해한 마음이야.

뭘 묻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

혼자있을 때의 나,

진짜 나,

나의 가장 본질은 무엇인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한국식 정규 교육 코스를 밟아온 나로썬

참으로 뭐라고 답해야할지 모르겠어.

라고 내일은 메일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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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나의 프레임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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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도 곰돌이가 사진을 올릴때 완전 엄격한 검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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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햇빛을 쐬는 것을 좋아한다

비위는 약한편이지만 더러운 텐트에서도 잘자고

모래위에 드러눕기도 잘하고

요새는 벌레도 만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자연속에 좀더 어우러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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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표정의 나.

아침식사를 하러 나왔다.

여전히 몸은 불편할때가 많은데,

괜찮아지는 과정에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다.

나는 걱정이 많기에 부정적이여 보이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는 굳건한 긍정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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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굉장히 내향적인 편이지만

모르는 사람한테 엄청 말을 잘건다.

나는 여러사람들과 같이있으면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모임은 싫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모임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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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사용하고 싶다.

내가 가진 것을 표현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삶은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회사생활에서 가장 버티기가 어려웠던 것은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을 잃어가는 것만 같았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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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는 나의 잊혀진 흥과 천진함을 되살려주는 소중한 존재다.ㅎ

아무 신나는일 없이도 늘 신날 수 있는 그의

그 무궁무진한 천진난만함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