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육아의 일상
우리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주위의 아기엄마들은 아기와 놀아’ 주는’ 시간을 힘들어했다.
그 힘듦을 여러 가지 국민장난감으로 도움을 받다가 돌이 지나고.. 18개월 즈음되면 대부분 어린이집 도움을 받기 시작한다.
나는 왜 엄마들이 아기와 시간 보내는 것을 힘들어할까 생각했다. 물론 나도 힘들다.
나에겐 별 의미 없는 말과 행동들을 아이를 위해 반복해 주고 나와 한 몸 같은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건.. 쉽지 않았다.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가정보육을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던 질문이 "집에서 아기랑 뭐 해요?"였고 가정보육하는 내가 엄청 대단한 사람인 양 말했다.
그 이유를 나름 생각해 봤다.
먼저, 아이에게 어떠한 놀이를 제공해주려 한다.
둘째는, 아이와 노는 것이 아닌 아이와 놀아주려 한다.
아이는 자기 주변 사물들을 탐색하며 논다. 주변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물고 빨고 던지고 굴리며
흔히 '저지레'를 한다.
그때 엄마는 따라다니며 사물 이름을 말하며 반응해 주거나 웃어주고 예뻐라 하면 된다. 그게 다다. 그래서 집에서 아기랑 도대체 뭐 하냐며 주변인들이 물을 때 특별히 해줄 대답이 없었다.
인터넷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표 놀이로 위장된 연출은 믿지 않는 편이 좋다. 틀에 박힌 놀이는 가짜놀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엄마가 의도한 대로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교구나 장난감을 사면 사진처럼 아이가 잘 앉아서 활동을 따라 할 거라고 믿어 구매시키기 위함이다.
비싼 은물이나 가배를 넣어줄 때 엄마가 기대하는 모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물건이라도 더욱 창의적으로 논다.
놀이는 아이에게 맡겨두고 엄마는 열렬한 팬이자 관객이 되면 된다.
나도 너무 아무것도 안 해주고 방치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아이가 심심해서 바닥을 뒹굴뒹굴한다.
엄마표 독후활동.. 영어.. 수학.. 미술 뭐라도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된다.
하지만 그럴 땐 같이 집안일을 하거나 그냥 밖에 나간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놀이를 하기 시작하거나 바깥세상을 탐색한다.
지금은 그 어떤 학습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놀이로 연결해서 가르치면 몰라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과 같은 집중을 요구하는 학습은 금물이다.
나는 그냥 집안일하다가 애가 부르면 가서 같이 놀고 애가 놀 거리를 찾아내면 그 안에서 한글, 숫자 노출해 주고 상황극.. 무한으로 해주고 그러다 책 보고 하루가 금방이다.
일상이 그냥 놀이 그 자체다.
엄마가 집이 어질러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집안에만 해도 놀거리는 많다.
아이 뒤를 따라다니면서 호응해 주고 함께 놀면 된다.
물론 엄마가 에너지, 열정이 넘치고 부지런하다면.. 아이가 놀거리, 재료를 준비해서 제공하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찐으로 책육아를 하고 있다면
(찐 책육아 : 사교육(문화센터, 방문수업 등) 없고, 손수 만든 집밥, 자연 바깥놀이, 전혀 방해하지 않는 몰입, 배려 깊은 육아)
감히 단언하건대 미리 할 활동을 준비하고.. 집 치워두고.. 사진 찍고..
그런 에너지는 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