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해지는 방법
에곤 쉴레라는 작가를 처음 접한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다.
묘하게 외로우면서 쓸쓸하고 슬픈 그림이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갔다.
난 참 단순하게도 책 표지의 그림을 보고 책을 자주 고른다.
제목도, 장르도 보지 않고 그냥 표지의 그림이 끌리는 책을 종종 사거나 읽었다.
서점에 들렀다 에곤쉴레의 이중자화상 그림을 보고 끌려서 산 책이 있다.
차마 한번에 다 읽진 못하고, 요즘 조금씩 꺼내 보고 있는 책.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뭔가 읽을수록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어 아직 완독은 못했지만,
괜히 책 표지를 보며 멍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타인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나도,
이기적이고 싶어 노력하던 나도,
모두 나인데.
'나'와 친해지기 위해 꽤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요즘.
'나'라는 친구가 너무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 참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냥 모든 모습들을 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이런 나도, 저런 나도 모두 나인데.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비교하며 자꾸만 부정하는 시간 때문에 친해지기 어려웠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랑 친해지는 방법을 알게된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오늘.
사람이 어떻게 한결같을 수만 있겠는가.
미친듯이 몰입해서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리던 얼마전의 나도,
하루종일 시체처럼 누워서 숨쉬기 운동만 하는 나도 그저 나인것을.
그림을 보고 있자니 멍하니 많은 생각이 들어 끄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