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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Sep 30. 2015

말의 한계

홍상수 감독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보고


홍상수 감독의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보았다. 1부에서 영화감독인 함춘수(정재영 역)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진행자의 감독님에게 영화는 무슨 의미냐고 묻는 질문에(흡사 라디오스타의 00씨에게 음악이란?과 유사한 느낌) 그깟 말 한마디가 대수냐고 몹시 화를 낸다.


 그리고 나서 접한 홍상수 감독님의 인터뷰.

[W잡지사] 1부의 춘수는 말을 곤란해하는 사람입니다. “말은 중요하지 않고 방해가 될 뿐”이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2부의 춘수는 직설적이고 적극적인 화법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생각나는 모든 걸 털어놓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 같습니다. 영화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견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심정적으로 더 가깝게 느끼는 쪽은 있지 않을까요?  
[홍상수감독] 말의 한계를 잊지 않으면서 할 수 없이 말을 하는 것처럼 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자기가 정말 아는 것이 뭔지 먼저 알고 그것만 얘기하고, 그것도 결국은 삶을 담지 못하는 그냥 말일 뿐이란 걸 또 잊지 않고 그러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전.  


인터뷰 전문 : http://www.wkorea.com/content/view_02.asp?menu_id=06040200&c_idx=012203050000020&_C_=5


아는 만큼 말하고자 해도, 그 말은 어차피 삶을 전부 담을 수 없다는 것. 내가 말을 잘 하고 싶어했던 이유는 내 마음을 온전히 상대방에게 전하고 싶어서였는데 내 마음을 온전히 담는 말은 원래 없다는 것을 이 영화를, 아니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며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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