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를 갓 졸업한 스물 네 살의 새파란 젊은 선생님과의 상담에 학부모님들께서 얼마나 반신반의했으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학생들에게 장래희망, 취미, 특기 등 기초 설문을 적게 했다.
학생들이 써놓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학생의 교우관계, 취미, 특기, 장래희망 등을 술술 불며 하나씩 하나씩 학부모 상담을 무사히 마쳐 가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동글이 부모님 차례가 되었다.
동글이. 녀석은 호기심이 많고 수업 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자주하는 학생이었다. 운동장이나 학교숲에서 곤충을 잡아오거나 꽃을 꺾어오기도 했으며 엉뚱한 장난감을 만들어 갖고 놀아서 종종 혼나곤 했다. 상담 때 부모님을 만나면 동글이의 학교생활과 관련해서 진지하게 말할 생각이었다.
“동글이는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잘 지내요. 하지만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 못하고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기도 해요. 동글이 장래희망은....”
‘무당벌레’
어? 내가 잘못 봤나. 어떡하지.
어머님은 눈을 휘둥그레 떴고, 이미 동글이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던 터라 잘못 설명하면 동글이가 혼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날 순간이었다.
“어머님, 동글이는 장래희망이 아닌 진짜 꿈을 쓴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의사, 변호사, 선생님 등 자기가 하고 싶은 직업을 썼는데 동글이는 진짜 자신의 꿈을 썼네요.”
다행이다. 임기응변 치곤 괜찮았다. 어머님은 상담을 마치고 웃으며 돌아가셨다.
다음 날 동글이가 왜 장래희망을 그렇게 적었을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갔다. 아침 독서 시간에 동글이는 곤충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었다.
“동글아, 장래희망에 왜 무당벌레라고 적었어?”
“무당벌레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잖아요.”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녀석은 꿈이 뭔지 아는 학생이었다.
배움의 공간으로서 교실은 녀석의 호기심에 비해 너무 좁았기에 그렇게 자주 혼났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