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강의 남자, 빅쇼

017. 지상 최강의 남자, 빅쇼


WWE, WWF


키 213cm, 몸무게 204kg 희대의 빅맨, 빅쇼

가면 쓴 남자, 케인

살아 돌아온 케인의 형, 언더테이커

스티브 오스틴 해골바가지 WHAT 티셔츠

당시 모든 남자들이 샤워하면서 물을 뿜게 만들었던 원조 생수 뿜 트리플H

락 바텀, 쇼맨십의 대가 더 락

락과 영혼의 라이벌 헐크호건.


등장음악만 들어도 어떤 선수인지 바로 알고 얼마나 흥분했던가. 거인들의 전쟁은 어린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기 충분했고, 당시 붉은 악마 티셔츠처럼 스티브 오스틴의 WHAT 티셔츠는 짝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남학생들에게 있어야 할 국민 템이었다. 선수들이 피니쉬 기술을 쓸 때면 우리는 다 같이 “10, 9, 8, 7, 6, 5, 4, 3, 2, 1, 땡땡땡땡!”을 미친 듯이 외쳤었다.

저들만큼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화려한 링이 있었으니, 바로 학교 건너편 공터에 있는 콩콩이었다. 당시 500원을 내면 30분 동안 실컷 뛰어놀 수 있었던 세 칸짜리 콩콩이. 사람이 너무 많을 때는 앞에 있는 오락기를 하며 기다려야 했지만 가끔 손님이 없는 날이면 아저씨께서 몇 시간도 놀게 해줬던 기억이 난다.

맨발로 콩콩이라는 링 위에 선 우리는 저마다 좋아하는 선수로 바뀌었고, 난 단연 빅쇼를 사랑했다. 빅쇼라는 선수는 일 대 몇으로 공격을 당해도 모두를 제압하고 늘 살아남는 선수였다. 순수한 강함이었고 어린 내겐 지상 최강의 파이터였다.

목덜미를 한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려 바닥으로 내리꽂는 초크슬램. 손으로 상대방 가슴을 채찍질하듯 내려치는 찹. 두 발을 동시에 차는 드롭킥. 기술들을 하나하나 보고 따라 했고, 친구들끼리 서로 기술을 써가며 나도 충분히 강한 남자라는 확신을 가졌던 시절이었다.


네이버 지식인을 보면 ‘WWE는 진짜인가요? 아님 가짜인가요?’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다. 어떤 답변이 채택됐을까 궁금해 눌러본다.


반은 진짜고 반은 가짜라는 답변이 참 마음에 든다.


절반의 진실은 동전의 양면처럼, 떠올릴 때마다 어떤 면은 연출된 쇼로, 어떤 면은 남자들의 승부로 공중에서 휙휙 돌겠지만 결국엔 내가 원하는 면으로 착지해있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 그 많던 콩콩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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