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배추흰나비 키우기의 달인이라고 했지만 그건 어엿한 3학년 담임 4년차 때의 일이었다.
그전에 있었던 해프닝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처음 사육상자를 받았을 때 이상하게 배추흰나비 애벌레들이 많아 보였다. 애벌레들이 많으니 확률을 고려했을 때 당연히 나비가 될 녀석들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녀석들은 첫 번째 케일을 다 먹어치우고 무럭무럭 잘 자라주었다. 두 번째 케일도 어느 정도 먹었을 때 ‘이정도면 괜찮겠지’하며 주말을 지내고 왔을 때였다. 잎은 선인장 같고 애벌레들이 말라 비틀어져있었다. 그나마 번데기가 됐던 녀석들도 계속 번데기 상태를 유지했으며 나오질 않았다.
식은땀이 났다. 아이들이 겪게 될 실망이 두려웠다. 그때 딱 한 가지 묘안이 생각났다.
“우리 반은 나비 세 마리 날려 보냈는데, 아직도 번데기가 많아요.”
라고 했었던 옆 반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 것이다.
옆 반 선생님의 동의하에 어서 작업에 착수했고 아이들이 오기 전에 바꿔치기에 성공했다.
그날도 역시 아이들이 나비가 나오길 기대하며 돋보기를 들이대고 있었다. 두근두근. 발견하면 어떡할까 어찌나 떨리던지. 한 명, 한 명 관찰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가 앉을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한 녀석이 계속 심각한 표정을 짓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녀석이 하는 말,
“애들아! 통 바깥에 매달려 있던 번데기 하나가 없어졌어.”
진실의 문이 열려버렸다.
아이들은 그 후에도 ‘틀린그림찾기’에 성공했으며 순수한 눈동자들이 하나 둘 씩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하, 그 녀석, 밖에 매달려있더니 먼저 날아갔나 보네.”
아이들은 억지스러운 선생님의 말을 잘 믿어줬다. 어쩔 수 없었다. 동심을 지켜줘야 했으니까.